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국내 기수로는 유일한 여성기수인 박모(28) 씨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13일 김해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10분께 김해시 장유면의 한 아파트에서 박 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박 씨의 언니(30)가 '동생이 전화도 안받고 연락이 안된다'며 신고해와 박 씨의 아파트에서 목을 맨 박 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박 씨는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이 유서에서 `기수 생활이 너무 힘들다. 서울과 제주경마공원에 비해 대우를 못 받는다'는 등의 내용을 적어 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씨의 아버지(59)는 "진희가 극심한 성적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며 "남자와 똑같이 겨뤄야 하는 경마에서 여기수로서 견디기 힘들었고 좋은 말을 탈 기회도 적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만간 박 씨의 가족과 경마공원에서 함께 근무했던 기수 등을 상대로 박 씨의 정확한 자살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박씨는 2002년 5월 기수로 개업한 뒤 서울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기수로 활약하며 지금까지 통산 651번의 경주에 출전해 1착 38회, 2착 47회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2008년부터 지난해 6월 사이에는 국산 경주마 `북극성'과 호흡을 맞춰 5연승을 기록해 주목받기도 했다.
한편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는 지난 2005년에도 체중감량 부담 스트레스 등으로 여기수인 이모(당시 25세) 씨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연합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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