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공모가 10만원 넘어야 되는 이유?

국내 대형 생명보험주인 삼성생명보험의 증시 상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1일 한국거래소는 삼성생명에 대해 상장 적격 판정을 내렸다. 증시 상장 절차에 필요한 기본 조건은 대부분 갖추게 된 셈이다.

이로써 상장을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공모가 산정 문제만 남겨두게 됐다. 공모가가 10만원 이상에서 결정되느냐 마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공모가가 10만원 이상에서  결정돼야 성공적인 상장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생명 상장 주배경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삼성자동차 부채 문제가 해소될 수 있기 때문.

삼성차 채권단은 삼성에게 지난 1999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삼성차 손실을 이건희 전 회장이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이 전 회장은 채권단 손실 2조4500억원을 보전해주기 위해 소유 중이던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넘겼다. 1주당 70만원으로 환산한 것.

그러나 비상장 주식이었던 탓에 즉시 현금화 할 수 없었던 것이 문제가 됐다. 결국 양측은 법정 다툼을 시작했다. 

1심 재판부는 2008년 1월 삼성 측에 채권단에 약 2조3200억원(원금 1조 6300억원·이자 6800여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양측이 불복해 항소했다. 

이에 지난해 8월 항소심 재판부가 양측에 조정을 통해 합의할 것을 권했다.

늦어도 올해 초 재판부 교체 전까지 항소심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자 삼성이 생명 상장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섰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삼성생명이 신주 발행 없이 100% 구주매출로만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삼성생명 잠정 공모 예정주식 수는 삼성차 채권단에 넘겼던 주식 3500만주(액면분할 반영)와 신세계 보유주식 500만주 등 총 4000만주다. 삼성생명 주식 3500만주를 공모시장에서 1주당 10만원선에 매각하면 삼성차 채권단과 약속한 주당 70만원 가치를 보장할 수 있다.

업계는 삼성생명 공모가가 10만원~12만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정확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를 근거로 공모가를 제시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변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7.26%가 첫째 변수다. 삼성전자 주가가 10만원 변동하면 삼성생명 주가는 1만원까지 오르내릴 수 있다. 또 회계적으로 자산재평가 차액 반영 여부에 따라 회사 가치는 달라질 수 있다.

장외시장에서 삼성생명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하며 불안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장외거래사이트 프리스닥 등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장외시장에서 10만원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15만원도 상회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생성은 지난해 중반까지만해도 6~8만원대 수준에서 거래되다 11월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정확한 기업가치 판단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대감이 상당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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