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웬 한옥?

  • 혈세 36억 들여 연회실...19일 착공

 

   
 
 
국회가 36억원의 혈세를 들여 한옥을 짓기로 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국회 사무처와 운영위원회 등에 따르면 국회는 의사당 옆 의원동산에 36억원을 들여 조선시대 대궐 형식의 한옥을 짓기로 하고 오는 19일 착공식을 열 예정이다.

앞서 사무처는 지난 1월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새해 업무보고를 하면서 “외빈 접견과 연회, 원내대표 회담, 신년 기자회견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전통한옥을 건립한다”고 보고했고, 5월 중 대들보를 올리는 상량식을 가진 후 연내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사무처는 지난 8일부터 국회의원 및 직원들을 상대로 ‘국회 의원동산 전통한옥’(가칭)에 대한 이름 공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동산에 지어질 한옥은 446㎡(135평) 규모. 이 가운데 198㎡(60평) 대연회실을 구비한 형태다. 건물의 높이는 10.5m이며 길이는 29.7m다.

문제는 본지가 조감도를 입수해 확인한 결과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 보다는 요정처럼 보인다는데 있다. 이 한옥의 귀빈실에는 조선시대 용상(龍床)에 있던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가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여야간 극한투쟁으로 입법기능을 상실한 국회가 국민의 혈세를 들여 외형꾸미기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한옥 용도에서 연회라는 것이 사실상 국회사무총장이나 국회의장 이외에 이용 할 일이 만무하며, 신년 기자회견 역시 국회 사무총장이나 국회의장을 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의식한 듯 국회사무처와 운영위원회는 지난해부터 건축자문위원회를 구성한 뒤 수차례 회의를 열어 새로 지을 한옥의 규모와 형태, 부지 등을 확정하면서도 세부 예산 내역이나 공사 일정 등 내용들을 공개치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무처가 수십억원의 국민 혈세를 낭비한다는 비판을 피해가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가 국회사무처에 한옥 건설과 관련한 자료를 요청하자 공사를 책임지고 있는 관리국에서는 언론홍보를 담당하는 ‘미디어담당실’을 통해 공식으로 정보공개요청을 하라며 답변을 피했다. 이에 본지가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해당 정보의 공개를 요청했지만 수일이 지나도록 “답변을 작성중”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국회 이복우 미디어담당관은 “당장 19일 공사에 착수하는데 해당부서에서 예산내역이나 공사의 단계별 일정을 제공하지 않을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답하면서도 자료공개 요구에는 난색을 표했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혈세가 들어간 만큼 구체적인 예산내역을 사전에 공개해야 한다. 틈만 나면 벌이는 토목공사도 문제”라며 향후 건제장치를 마련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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