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토종 소프트웨어(SW) 업체인 한글과컴퓨터(한컴)가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올해 창립20주년을 맞아 최근 '한컴 오피스 2010'을 발표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장 경쟁을 예고했던 한컴이 대표이사의 횡령 혐의 등으로 내홍에 빠진 상황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김영익 한컴 대표와 관계사 셀런 김영민 대표 등은 수십억원의 당좌수표를 횡령하고 회삿돈 수백억원을 계열사에 불법으로 빌려준 협의로 지난 11일 불구속 기소됐다.
한컴은 지난해 7월 29일 프라임그룹에서 셀런에 520여억원에 인수됐다. 이후 셀런이 한컴의 자산으로 부실 계열사를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이와 관련 한컴의 주식거래를 중지시킨 상태로 상장폐지 실질심사가 진행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셀런의 주요 경영진도 교체 수순을 밝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셀럼 김영민 대표가 "판결과는 무관하게 최근 상황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향후 셀런은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통해 새로 선임될 이사진이 경영을 맡게 될 예정이다.
IT업계에서는 최근 한컴의 위기에 대해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컴이 대표적인 토종SW 업체이면서 IT벤처로 상징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대 초반 적자 등으로 경영위기를 맞았지만 지난해 144억원의 흑자를 내고 최근 '한컴 오피스 2010'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을 예고하면서 부활의 시동을 걸었던 한컴은 이번 경영진의 횡령 협의로 자칫 '좌초'될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한컴은 국내 IT벤처 붐을 이끈 상징적인 기업인 동시에 토종 SW의 자존심을 세운 기업 중 하나"라며 "지난해 영업이익률 31%를 기록할 만큼 좋은 실적을 내고 최근 신제품 발표 등을 통해 야심찬 도약을 준비하는 가운데 발생한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배충현 기자 ba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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