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이 16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앞으로 국회 통과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가 산적해 있어서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를 열어 세종시 원안 수정을 위한 5개 법안을 의결했다. 사실상 세종시 관련법 개정을 위한 정부 차원의 입법준비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것으로 계획안 수준의 세종시 수정안이 공식적인 정부 입법안으로 격상됐다.
다만 법안이 바로 국회에 제출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한나라당 중진협의체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논의를 위해 가동되는 점을 고려해 국회 제출 시기를 당과 협의해 결정하기로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적어도 내달 안에는 수정안에 대한 결론이 나야하기 때문에 이달 내 국회에 제출될 것으로 점쳐진다.
문제는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로 넘어가는 이달 말부터다. 야당을 비롯한 한나라당 친박계가 정부의 입법추진을 강력히 제동할 것임이 예고돼서다.
벌써부터 정치권에는 전운이 감돈다.
국무회의 의결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은 '충청도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총력 투쟁할 뜻을 피력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 등은 이날 충북도청에서 세종시 수정안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지방살리기의 근간이던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대한 사망선고”라며 “충북도민의 염원과 호소를 무참히 짓밟고 충북도민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수정안을 저지하기 위해 충청주민의 총궐기를 촉구한 뒤 당 차원에서 세종시 수정안 완전 백지화를 위해 싸워나갈 뜻을 전해 향후 입법추진에서 극심한 진통을 예고했다.
야당의 반대는 차치하더라도 우선 여당의 반대 의견 설득도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로선 정부의 입지가 그리 넓지 않은 상황인데다 부주의한 발언이나 행보 하나가 여권 내 분란을 야기해 세종시 논의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다.
어쨌든 여권 주류 측은 일방적으로 법안을 밀어붙일 수 없는 만큼 법안 처리 시점을 반드시 4월 국회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한 대립으로 정국을 경색시키는 것보다는 세종시 이슈가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낫다고 보는 셈이다.
만약 4월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세종시 수정 문제는 6.2 지방선거 기간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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