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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식 시장은 반등 이후 숨 고르기로 접어든 형국이다. 긴축 및 경기 둔화 시그널에 대한 우려감과 2월 이후 이어진 주가 상승의 피로감이 반영된 것이다. 그 배경에는 글로벌 주식 시장의 방향성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3가지 지표가 동시에 저항선에 부딪쳤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첫 번째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선도주였던 미국 등 선진국 주식시장이 경기선행지수와 기업이익 증가율 부진이라는 덫에 걸렸다. 스몰캡 및 나스닥이 직전 고점을 돌파하며 상대적인 강세를 시현하고 있지만, S&P500지수는 강한 저항에 부딪힌 상태이다. S&P500지수가 저항선을 돌파하기 어렵다고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장 먼저 밸류에이션 부담이다. S&P지수 대비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는 나스닥 지수와 S&P500지수 간의 주가수익비율(PER) 수준 차이는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나스닥의 추가적인 랠리를 기대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다음으로는 1분기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란 점이다. 생산자 물가의 가파른 상승, 달러 강세로 인한 수출 모멘텀 악화, 해고 등 추가적인 단위 노동 비용 절감을 통한 생산성 증대의 어려움 등에 근거한 전망이다. 특히 생산자 물가(PPI)의 가파른 상승을 우려하는 것은 기업이익률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에서 PPI 상승률을 빼면 기업이익 증가율의 변화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결국 미국의 경우 각 기업들의 이익률 둔화가 기업들의 총이익 증가율(경기선행지수 증가율)의 하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두 번째는 중국의 구리, 철광석 등 원자재 수요 약화로 원자재 가격 랠리에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구리, 철광석 수입국이기 때문에 구리 가격과 철광석 가격을 통해 중국의 원자재 수요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의 철광석 및 구리 수입량은 이미 고점을 찍고 내려온 상태다. 이에 따라 런던금속거래소(LME) 전기동 가격과 철광석 수요를 대변하는 호주달러의 가치도 저항선에 걸쳐있다. 중국의 긴축 기조로의 선회라는 큰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대출 규모 축소, 부동산 투기 억제, 지준율 인상을 통한 긴축 기조는 저금리를 이용해 원자재를 과도하게 수입해왔던 중국 트레이더들을 위축시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철광석 계약 기간 단축과 큰 폭의 계약 가격 인상이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대표적인 철광석 업체인 BHP빌리턴의 주가가 저항선 부근에서 밀린 것은 수요 측면의 부진을 반영한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유로화의 가치가 재정 리스크 완화로 반등은 했지만 한계를 보이고 있다. 즉 유로화 가치가 반등은 했지만 현 수준에서 추가적인 강세를 이어 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유로화는 재정 지원을 위한 추가적인 양적 완화가 지속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달러화와 반대 흐름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선진 유럽의 신용부도스왑(CDS)가 하향 추세이나, 지난해까지 정부 채권 보다 낮았던 금융주 CDS가 더 높아졌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유럽의 재정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긴축이 결국 성장률 둔화로 이어지고, 이는 은행의 대출 부진으로 나타날 수 있어 금융주에는 오히려 부정적이다.
앞서 말한 3가지 저항선(선도주, 중국 수요, 재정 리스크 완화 등)은 향후 글로벌 주식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변수들이다. 그렇지만 이들 저항선을 상향 돌파하긴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시장 참여자들은 여전히 보수적인 투자가 유효하다. 국내 주식시장은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9%대 전후에서 안정될 것이란 확신이 드는 시점, 즉 4월 초순을 지나면서 반등을 시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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