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제로금리 '상당기간' 유지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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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1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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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OMC, 기준금리 동결<BR>경기평가 개선…출구전략 시행 암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기준금리를 연 0∼0.25%수준에서 동결했다. 연준은 예상과 달리 제로(0)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한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다만 경기에 대한 평가는 한층 개선돼 출구전략 시행시기가 머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연준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6일(현지시간) 이틀간의 회의 끝에 발표한 성명에서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동결하고 "상당기간(extended period)"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낮춘 뒤 줄곧 동결해왔다.

연준은 이번에도 물가인상 압박은 억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고 고용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자원 활용도가 낮아 비용상승 압력이 제한되고 장기적인 기대 인플레이션도 안정돼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억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월 내놓은 성명과 다르지 않다.
   
또 "가계소비는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실업률이 높고 소비증가세가 더뎌 여전히 위축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FOMC가 이번 회의에서 '상당기간(an extended period)'이라는 표현을 '당분간(some time)'으로 고쳐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는 동결됐지만 미국 경기를 바라보는 연준의 평가는 크게 개선됐다.

연준은 지난 1월 성명에서 "고용시장의 열악한 사정이 완화되고 있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고용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로 표현을 완화했다.

또 기업들의 장비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출도 "상당한 정도로 증가했다"고 봤다. 1월 발표한 성명에서는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건설 부문에 대한 평가 역시 나아졌다. 연준은 지난 1월 "건설투자가 여전히 위축돼 있다"고 했지만 이번에 "비주거용 건설투자는 위축돼 있고 주택 부문 투자는 저점에 머물러 있다"로 고쳤다.

연준은 금융위기가 불거지면서 취한 비상조치를 예정대로 거두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종의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에 따라 각각 1조2500억 달러, 175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및 기관채권 매입 작업이 이달 말 끝난다. 특별융자 프로그램인 자산담보부증권대출창구(TABSF)도 예정대로 오는 6월 말 닫힌다.

주택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시행한 MBS 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모기지 금리가 올라 주택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지만 연준은 보완조치 없이 이를 끝내기로 한 것이다.

성명에 나타난 표현의 미세한 변화는 연준이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을 암시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낳고 있다. 연준은 지난 1월 회의 종료 직후 열흘만에 재할인율을 전격 인상한 바 있다.

연준 내에서 대표적인 '매파'로 꼽히는 토머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반대 목소리를 높인 것도    금리인상 시기가 가까워졌다는 신호로 읽히고 있다.

그는 지난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낮은 기준금리는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낮은 금리는 재정 불균형을 심화하고 거시경제와 금융 안정성에 위험요소가 되기 때문에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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