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牛렁찬 소리! 청도의 봄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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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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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21일까지 청도소싸움축제 열려…전통 외양간체험 등 체험학습도

   
 
소싸움축제에 나온 소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됐나?…됐다” “이랴~이랴~ 싸워라”

매년 3월이면 우렁찬 함성소리가 청도의 봄을 알린다.

1t에 달하는 육중한 몸집의 싸움소가 씩~ 씩 콧김을 내뿜고 앞발로 모래판을 헤집는다. 그것도 한순간. 쏜살같이 튀어 나가더니 뿔을 치켜들고 상대 소에게 달려든다. 날카로운 뿔이 부딪힐 때마다 군중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우직하고 순하기로 소문난 소들의 한판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농한기 농부들의 여가 즐기기로 시작된 소싸움은 99년부터 본격적으로 청도의 대표 관광축제로 체계화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도 17일부터 21일까지 닷새 동안 상설소싸움경기장에서 볼 수 있다.

밀치기, 뿔걸이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며 상대 소를 제압한다. 물론 딴청을 부리거나, 그냥 머리를 돌려서 도망가면 게임아웃이다.

전국 8강 이상의 내로라하는 싸움소 132두가 토너먼트 형식으로 기량을 겨루는 청도소싸움은 언제 봐도 흥미진진하다. 우승 소를 미리 찍어보는 것도 재미다.

후끈 달아오른 열기는 경기장 바깥에 마련된 다양한 전시와 체험행사를 즐기는 건 어떨까.

소여물을 직접 먹여보는 전통 외양간체험을 비롯해 한국판 로데오인 소타고 오래 버티기, 천연 볏짚으로 전통가옥을 만드는 과정을 체험해볼 수 있는 미니움집, 초가집 만들기 체험도 즐길 수 있어 어른은 소싸움 구경, 아이들은 체험학습하기에 좋다.

인근에는 운문사,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몰이 중인 와인터널 등도 봄나들이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소싸움도 유명하지만, 한우고기 맛도 으뜸이다. 청도는 사계절 맑은 공기와 낮과 밤의 일교차가 뚜렷한 청정지역으로 옛 방식 그대로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청도의 명물 한재 미나리는 맑은 계곡물에서 자라 일반 미나리와는 달리 부드럽고 향이 특출 나다. 매운탕 등에 넣어 먹기에도 아까울 정도다. 그래서 생으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쌈 재료로 많이 먹는다. 한재 입구에 있는 ‘미나리 ’에서는 이곳에서 갓 수확한 미나리를 곁들여 삼겹살을 구워먹을 수 있다. 미나리 전과 막걸리도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다. 이밖에도 감 말랭이, 청도 추어탕 등도 추천 먹을거리이다.

 

□청도 봄나들이 추천 코스

 

   
 
110년의 세월을 간직하고 있는 감와인 숙성저장고인 '와인터널'


◇ 와인터널

대한제국 말기인 1898년 완공된 구 남성현 터널이 감와인 숙성저장고로 변신했다. 직육면체의 화강암과 적벽돌을 3겹의 아치형으로 건설돼 110년 세월이 지났음에도 내부 상태가 잘 보존되어 있다. 가장 아름다운 국내 터널 가운데 하나지만 일본이 한반도 침략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우리 민족에게는 뼈아픈 과거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1937년 이후 방치되고 있던 이 터널을 감와인 생산과 함께 2006년 2월부터 숙성 저장고로 본격 사용하고 있다.

청도의 특산물인 감으로 만든 감와인은 세계 유일한 와인이다. 별도의 주정을 첨가하지 않고 100% 감을 특수 효모로 발효시켜 1년 이상 숙성시켰다.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아 2005 APEC정상회담에 참가대표단 공식 만찬용 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옛 터널모습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내부는 와인을 마실 수 있도록 테이블도 배치했다. 은은한 조명 아래 로맨틱 분위기를 낼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 운문사

운문사는 국내 최대 비구니 도량이다. 사찰 내에는 대웅전·3층 석탑 등 총 7점의 보물을 만날 수 있다. 보물 외에도 천연기념물 제180호로 지정된 처진 소나무의 독특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 소나무는 어느 대사가 꽂은 지팡이가 자라 소나무가 됐다는 전설이 있다. 운문사에는 승가대학이 자리하고 있는데 비구니 전문 강원 개설이 시작이었다. 현재 약 250명의 비구니 학인 스님들의 운문사를 지키고 있다.

와인터널 주차장에서 터널 옆 오솔길을 따라 100m 정도 올라가면 대적사를 만난다. 이 사찰은 신라 제49대 임금인 헌강왕 2년(876년)에 창건됐다가 전란에 소실, 조선시대에 중건됐다고 전해진다. 재미있는 건 건물을 받치는 기단. 기단에는 바다가 담겨 있다. 넓은 H자 모양의 기단 곳곳에 거북이와 게, 연꽃이 새겨져 있다. 기단으로 오르는 계단 양옆엔 여의주를 문 용과 물고기, 파도와 태극문양이 새겨져 있어 영락없는 바다의 모습이다.

 

◇ 오부실 아트벨리

소싸움 경기장에서 용암온천 방면 언덕으로 오르면 ‘오부실’이라는 이색적인 건물이 보인다. 도예가 최희준 씨가 6년 전 자신의 고향과 비슷한 풍경의 이곳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이라 한다. 3년에 걸친 노력 끝에 만들어진 이곳은 탁 트인 전망이 일품. 2층에서 바라보는 해 질 녘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

1층과 정원이 작업공간이다. 정원 곳곳에 웃음 가득한 얼굴 작품이 놓여 있다. 1층에는 생활도예품이 전시되어 있다.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머그컵이나 밥그릇을 직접 만들거나 초벌구이 된 그릇에 그림을 새길 수 있는 체험도 할 수 있다.

 

◇ 청도읍성권

화양 읍내로 들어서면 조선 석공들의 솜씨를 엿볼 수 있다. 20번 국도변에 산재한 석빙고와 도주관, 척화비, 읍성 등 청도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적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석빙고는 조선시대에 얼음을 저장하던 곳. 어른 키보다 깊게 땅을 파서 만든 석빙고는 바닥이 한쪽으로 기울어 있는데 얼음이 녹아 생긴 물이 자연스레 개천으로 흘러가도록 설계한 것이다. 우리나라에 남은 석빙고 중 경주 다음으로 큰 규모다.

   
 
조선시대에 얼음 저장고로 쓰였던 '석빙고'

석빙고 앞에는 나지막한 청도 읍성 성곽이 있다. 고려시대부터 이곳에 돌과 흙을 섞어 쌓은 읍성이 있었다. 현재 남은 것은 조선 선조 23년에 돌로 고쳐 쌓은 곳이다. 도로변 건너에는 옛 성곽과는 다른 복원된 청도 읍성을 만날 수 있다.

 

 



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kiyeoun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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