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보험사 알리안츠는 1890년 독일 베를린과 뮌헨에서 설립됐다. 지난해 말 현재 전 세계 70개국에 15만5000명의 직원과 7500만명의 고객을 두고 있다. 일찍이 1910년대부터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한 결과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9740억 유로, 순이익 47억 유로로 1년 전에 비해 각각 5.2%, 13% 늘었다. 실적이 개선된 만큼 배당금도 3.5 유로에서 4.1 유로로 17% 인상했다.
![]() |
||
알리안츠 1년간 주가 추이(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기준·유로/출처:블룸버그) |
금융위기에 따른 충격도 컸다. 2008년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1년새 반토막났고 자금난에 몰려 2001년 인수한 드레스드너방크를 98억 유로에 코메르츠방크에 넘겨줬다.
하지만 코메르츠에게 드레스드너는 독이 든 사과가 됐다. 독일 2위 은행인 코메르츠는 3위 드레스덴과 합병해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와 전면전을 벌일 태세였지만 오히려 손실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독일 정부로부터 182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상황에서 무리한 비용을 들인 게 문제가 됐다. 인수비용만 9억 유로에 달했다. 최근엔 드레스드너 인수를 문제삼아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소송에서도 패했다.
알리안츠는 지난해 뉴욕과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증시 등에서 잇따라 발을 빼기도 했다. 공시 부담과 상장유지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던 탓이다.
이에 따라 알리안츠 주식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에서만 거래할 수 있다. 알리안츠는 외국 거래소 상장폐지로 연간 수백만 유로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 밖에서 거래되는 주식이 5%에 불과하다는 점도 상장 폐지의 이유가 됐다.
실적은 꽤 나아졌지만 최근 악재가 하나 불거졌다. 알리안츠가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국채 9억 유로 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차원의 지원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그리스 정부가 지급불능 상황에 빠지면 이 돈은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