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대북관광사업 중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조 사장은 지난 18일 오전 8시 이메일로 이 같은 사실을 임직원들에게 알렸다.
조 사장은 "관광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70% 가까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야 했다"며 "어떻게 해서든 그 분들이 다시 회사에 나와 일할 수 있도록 제자리로 돌려놓고 싶었는데, 끝내 그렇게 하지 못 하고 떠나게 돼 죄송하고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처럼 돌연 사퇴라는 결정을 한 데는 1년 8개월째 대북관광 사업이 중단돼 회사 경영이 악화된 데 따른 부담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도 "금강산 및 개성 관광 재개와 사업 정상화를 위해 뛰고 또 뛰었지만 결국 매듭을 짓지 못했다"며 "사장으로서 결과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지는 것이 회사와 사업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사퇴의 이유를 밝혔다.
지난 2008년 7월 남한 관광객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 발생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 되고 같은 해 12월 개성 관광이 북한에 의해 중단된 뒤, 현대아산은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1084명이던 직원 수를 지난 2월 현재 387명으로 줄였다.
지난달에는 금강산의 버스 등 차량 51대와 개성의 덤프트럭 등 중장비 41대를 포함한 북한 사업소의 자산 일부를 매각하기도 했다.
이에 조 사장은 '사퇴'로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
일단 조 사장은 오는 24일 열리는 주주총회까지는 대표이사직을 수행한다. 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후임을 결정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사의 표명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아침 이메일 한 통으로 조 사장의 사임 소식을 접하게 된 현대아산 직원들은 당황해 하면서도 마음을 다잡고 있다.
현대아산의 직원 김 모씨는 "현대아산의 직원이라면 다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사장님이 당부한 말씀에 따라 관광 재개를 위해 혼연일체가 돼서 더욱 박차를 가하자고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회사 내 분위기를 전했다.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jh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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