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핵심 인사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고 있다. ‘청렴 전도사‘를 자임하면서 특강을 하는 모습에서 대권행보에 나선 것 같아 보인다.
이 위원장은 18일 제주도로 날아갔다. 청렴연구 시범학교인 제주 북촌초등학교에서 일일교사 체험과 부패 방지에 관한 특강을 하기 위해서다.
같은 날 오후에는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제주특별자치도청 및 교육청, 제주지역 특별지방행정기관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펼쳤다. 주제는 역시 부패 방지와 청렴이다.
19일에는 경남도청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한다. 이어 경남지역 명예국민권익상담위원 위촉식을 갖은 뒤 또 한번의 특강이 있을 예정이다. 오는 23일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청렴특강이 진행된다.
앞서 그의 일정을 살펴보면 ‘반부패ㆍ청렴특강’ ‘찾아가는 청렴교육’ 등 특강 행사만 올 들어 총 17차례다. 강의를 들은 간부급 공무원 수만 5000명이 넘는다. 기업인, 공직유관단체, 교육기관까지 합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찾아가는 청렴교육의 마지막은 다음달로 예정된 강원도 일정이다. 그때까지 짜인 이 위원장의 특강 일정은 현재 빽빽한 상태다.
지난해에도 이 위원장은 바빴다. 그는 전국을 직접 다니며 민원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취임한 이후 100여일 동안만 200여곳의 현장을 누비며 해묵은 민원을 단번에 해결한 것이다.
48년을 끌었던 속초비행장 인근 고도제한 완화 문제를 해결했고, 5년여간 끌어오던 전남의 한 마을 고속도로 방음벽 설치 문제 등도 해결했다. 8년간 막혀있던 경기 파주지역 300가구의 도시가스 공급 민원도 풀었다. 15년 동안 사용승인을 받지 못해 불법거주 상태인 부산광역시 금정구 남산동 소재 19가구 빌라 입주민들의 고충을 해결했다. "역시 여권 실세는 다르다"는 목소리가 주변에서 나오는 이유다.
이런 이 위원장의 행보는 그의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몫을 차지했다. 날로 높아지는 그의 인기와 함께 청렴기관으로서 권익위의 위상도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한편 국민의 인기를 얻은 이 위원장의 정치권 복귀 역시 기정사실로 여겨지게 됐다. 다만 이 위원장은 정치권 복귀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6일 2년 만에 라디오에 출연한 이 위원장은 “정치권이 하는 일에 개입하지 않은 지 이미 오래”라며 권익위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하고 있음을 말했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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