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시장 리더 '原電' 에서 판가름난다

  • 현대 대우 삼성 대림, 원전건설사업에 '올인'

국내 상위 건설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블루 오션'으로 급부상하는 차세대 해외 원자력 발전소 건설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택 등 국내 건설시장의 미래 성장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 건설시장, 특히 고부가가치 사업인 원전 건설시장만이 초일류 기업의 미래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원전시장에서 주도권을 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에 이어 대림산업, 삼성건설 등 상위 건설사가 원전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경영전략을 재수립하고 조직 강화에 나섰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 2개사는 차세대 원전건설의 주간사 실적을 바탕으로 글로벌 해외경영에 나서기로 했다. 이어 삼성건설, 대림산업, GS건설,SK건설 등이 현대와 대우에 이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오는 2012년 이후에 국내외 원전건설의 주간사에 도전키로 했다. 신고리와 신월성 등지에서 차세대 원전 기술력을 충분하게 갖출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울진은 글로벌 시장확대의 신호탄
지난 15일 시공사가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 결정된 신울진 원전 1ㆍ2호기 주설비공사 입찰에는 4개 컨소시엄, 총 12개 업체가 참여했다. 국내에서 원전 면허를 가진 13개 업체 중 단 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가 수주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수주 과정에서 각 컨소시엄 간의 경쟁은 매우 치열했다. 지난해 3월 첫 입찰 공고가 나온 이후, 참여 업체 간의 무리한 경쟁으로 무려 9차례나 유찰되는 진기록을 남겼다.

결국 현대건설이 낙찰사로 결정됐지만 탈락한 컨소시엄에서 입찰 과정의 오류를 지적하며 발주처에 크게 반발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업체 입장에서는 그만큼 놓칠 수 없는 공사였기 때문이다.

반대로 현대건설은 수주가 확정된 다음날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의 지시로 본사 1층에 간이 파티장을 만들어 막걸리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또 신울진 원전 1ㆍ2호기 수주를 계기로 원자력사업본부도 신설키로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전 공사가 건설사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원전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 싸움이 치열하다"며 "신울진 원전 공사 수주 과정이 이를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차세대 원전에 차세대는 '저요 저요'
국내에서는 앞으로도 내년 발주예정인 신고리 5ㆍ6호기, 오는 2011년 신울진 원전 3ㆍ4호기 등 원전 공사가 줄줄이 쏟아진다.

특히 삼성물산ㆍ대우건설ㆍ대림산업 등 신울진 원전 공사 입찰에서 탈락한 업체들은 곧 다음 발주 예정인 원전 공사 수주 준비에 들어간다.

하지만 현대건설과 함께 신울진 원전을 수주한 GS건설과 SK건설도 향후 국내 원전 입찰에서는 주간사 자격으로 얻을 것으로 보여 경쟁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GS건설은 최근 원자력에너지팀을 신설했으며 SK건설도 원전 관련 조직개편을 단행할 계획이다.

◆롯데·두산 등 후발주자도 가세
건설업계에 더욱 매력적인 시장은 해외다. 지난해 말 한국전력공사ㆍ현대건설ㆍ삼성물산 등으로 구성된 우리나라 컨소시엄이 프랑스와 미국, 일본 등을 제치고 수주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원전 공사는 총 규모가 400억 달러, 한화 약 46조원으로 우리나라 1년 전체 예산의 20%에 이르는 규모였다. 

또 얼마전에는 각각 최대 200억 달러, 100억 유로 규모로 추정되는 터키와 폴란드 원전 건설 공사 수주전에 우리나라 업체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현지 유력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기도 했다.

정부도 건설업계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80기의 원전을 수출해 세계 3대 원전 수출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원전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던 건설사도 원전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인력을 보충 하는 등 원전 시장 참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두산건설, 코오롱건설, 동양건설 등 3개 업체가 지난 1월 대한전기협회의 원전 시공업체 인증 신청을 했으며 시공능력평가 8위의 롯데건설도 조만간 신청을 하기 위해 준비 작업 중이다.

코오롱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원전 플랜트팀을 신설하고 원전 시공업체 인증 획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곧 바로 원전 시장 진출이 힘든 만큼, 화력 플랜트 등 관련 실적부터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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