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민간 아파트분양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한다. 보금자리주택단지가 신규 분양시장을 초토화한 데 따른 것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피드뱅크가 4월 민간건설사의 분양계획을 조사한 결과, 수도권에서 모두 9337가구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분양 물량은 이달 수준(2000여 가구)을 크게 넘지 않을 전망이다.
내달 강남 내곡 등 수도권 보금자리주택단지에서 1만4000여 가구가 분양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이달 중 수도권에서 분양예정인 아파트는 당초 1만5245가구였으나 위례보금자리 사전청약의 후폭풍으로 2000가구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업계는 내달 분양 일정과 물량을 잡지 못한다. 수도권 수요자들의 관심이 다음달 사전예약인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6곳에 쏠려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간 업체 입장에서는 분양가가 크게 저렴한 보금자리주택과 경쟁하는 것이 큰 부담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당초 이번 달 중 서울 성동구 금호14구역 '푸르지오'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다음달로 분양을 미뤘다. 코오롱건설도 인천 송도지구에서 '더 프라우 2차'를 지난달 분양할 계획이었지만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분양 등으로 분양 일정을 계속 미루고 있다.
동부건설이 용산구 한강로2가 일대 국제빌딩3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 아파트도 다음달 분양 일정에는 포함됐으나 연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4월에도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이 실시돼 민간 건설사들은 이를 피하고 싶어한다"며 "하지만 이후에도 지방선거, 월드컵 등 분양시장에 악재가 계속 있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민간 건설사들의 이번 달 분양예정물량은 1만5988가구(위례 사전예약ㆍ임대ㆍ시프트 미포함)였으나 현재까지 실제 분양이 이뤄졌거나 일정이 잡힌 물량은 1615가구에 불과하다. 목표치에 비해 실제 성적은 약 10%에 그친 셈이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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