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시장은 길게는 40여년 짧게는 20여년동안 독과점 체제로 운영되며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사실상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6년 국내 첫 선을 보인 저비용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라는 대형 항공사의 서비스와 시스템에 익숙해진 고객들에게 ‘저가’라는 인식으로 시장에서 외면 받아왔다.
‘낮은 운임’과 운항거리가 짧은 노선에서의 간소화 된 서비스는 ‘합리적’이라는 인식보다 ‘저가’라는 인식이 팽배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2010년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최근 한국공항공사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두 달 동안 국내선 중 가장 수요가 많은 김포~제주노선에서 저비용항공사의 수송 분담률은 46.9%를 기록했다. 2명 중 1명은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한 것이다.
지난해 평균 34.4%보다는 12.5%P가, 저비용항공사가 운항을 시작한 2006년 3.3%보다는 무려 14배 이상 성장했다.
▲저비용항공사 약진 중심에 선 ‘제주항공’
이 같은 시장 변화의 중심에는 사실상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시발인 제주항공이 자리하고 있다.
2006년 6월 취항해 올해 5년 차를 맞은 제주항공은 2009년 한국과 일본 저비용항공사 중 처음으로 인천과 오사카, 후쿠오카에 이어 일본 남부 규슈의 새로운 관문으로 주목 받고 있는 키타큐슈에 국제선을 취항하며 우리나라 항공 역사를 새롭게 썼다.
기존 항공사 항공운임의 거품을 빼고 합리적인 운임과 즐거운 서비스를 표방하며 국제선 정기편 운항을 시작한 제주항공.
업계에서는 국내선과 더불어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늘리는 등 항공 및 여행시장에 일대 변혁을 이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인 승객 비중은 취항 초 약 3개월간 10%를 밑돌았으나 취항 1주년을 맞은 현재는 24%까지 늘었다. 연간 3만3000여명이 탑승했다.
▲3월29일 5번째 국제선 ‘김포~나고야’ 등 노선 확대 지속
제주항공은 지난 3월20일 두 노선의 취항 1주년에 이어 오는 3월29일에는 다섯 번째 정기노선인 김포~나고야 노선에 단독 취항하며 새로운 도약을 꾀한다.
나고야 노선은 김포에서 취항하는 제주항공의 단독 노선이다. 김포국제공항의 뛰어난 도심 접근성에 따른 시간·경제적 부담이 줄어드는 이점을 고려하면 평균 70%대 초반의 탑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인천~나고야 노선을 짧은 기간 내에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또 3월28일부터는 주4회 운항하던 인천~태국 방콕 노선을 매일 운항한다.
최근 한류 열풍이 확산되며 한국을 찾는 여행객이 크게 늘어난 태국 시장 확대를 위한 포석이다.
이밖에 제주항공은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점차 노선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는 4월 중순부터는 청주~태국 푸켓 노선에 우선적으로 전세기를 투입해 시장 수요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국제선 안정화 등 올해 실적 개선 기대
제주항공은 지난해 저비용항공사 중 가장 많은 8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60% 많은 1400억원대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같은 매출 증대가 어렵지 않다는 입장이다.
제주기점 서울과 부산, 청주 등 3개 국제선이 완전 안정화 단계 진입과 김포~나고야를 비롯한 5개 정기 국제노선에서도 신종 인플루엔자 위험 감소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해외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맞춰 올해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크게 개선돼 2011년부터는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주경제 유은정 기자 app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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