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발적인 매수세를 지속했던 외국인 투자자가 7거래일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 이외 사실상 주식 매수 주체가 없는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수세가 주춤해지자 어김없이 약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 등으로 외국인 매수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주요 국가들의 긴축에 대한 부담으로 매수 강도는 둔화할 수 있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22일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172억원의 순매도로 장을 마감했다. 개장 후 80억원 부근까지 순매수를 늘렸지만, 오전 10시30분 전후로 순매도로 돌아섰다. 개인이 20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추가 하락을 저지했지만 결국 이날 코스피는 반등 하루만에 하락, 1680선 아래로 밀려났다.
이날 외국인 수급변화는 지난 주말 미국 증시의 약세전환에 따른 경계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 중앙은행의 기습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출구전략을 재부각시켰고 그리스 재정지원을 놓고 프랑스, 독일 등 유럽국가간 의견이 엇갈린 탓에 뉴욕 증시는 하락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3월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3조5000억원을 순매수했고, 이 추세라면 지난해 4월에서 9월 중 기록한 월 평균 순매수 금액 4조3000억원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며 "오늘 역시 팔았다기 보다 일부 차익 실현하며 덜 샀다는 쪽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수가 단기 조정을 받았지만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외변수들에 따른 증시주변 우려감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해석하기 보다 반작용에 따른 수혜 및 긍정적 부분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매도는 일시적인 흐름이며 지수 역시 상승 추세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 수급이 매수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기본적으로 국내증시가 저평가 국면에 있는 데다 엔화 약세로 엔캐리 트레이드 환경이 조성되는 점도 외국인 자금유입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매수 강도에 대해서는 '눈높이'를 낮추고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가 쉽게 꺾이지는 못하겠지만 매수 강도는 점차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도 "1분기 실적발표기간까지 다소 지루한 흐름을 가정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수급상으로는 외국인 선호주에 관심을 두고 종목별 대응원칙을 고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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