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의 새 도전이 시작됐다. 건설CEO 사관학교로, 맨파워로 오랜시간 정상자리에 섰던 대우건설이 지난해 6월 28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재매각이 결정된 이후 또 한번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재매각이 결정된 뒤 재개발·재건축 시장과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3년전 활기찬 모습을 되찾는 듯 하다.
벌써 두번째. 지난 2000년 12월 대우그룹에서 독립해 홀로서기를 했던 대우건설은 2006년 금호그룹에 인수된 지 만 3년만에 또 다시 새로운 주인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2000년 3월 대우그룹 유동성 악화로 워크아웃에 들어갔던 당시에도 3년만에 여기서 벗어났고, 이후 시공순위 35위에서 2006년 1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최근 표정이 담담한 것은 바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서종욱 사장은 "위기상황에 저력을 더 발휘하는 것은 강한 기업의 특징"이라며 "대우건설은 그동안의 성장동력이 돼온 인적자원과 기술력,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세계 10대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미션들이다. 올해는 대우건설에게 있어 이를 위한 기반을 다지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신규수조 14조 127억원 목표
대우건설의 올해 경영목표는 신규수주 14조 127억원, 매출 7조 5052억원, 영업이익 4241억원이다. 특히 2010년을 변화와 혁신을 통한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거듭나는 한해로 삼을 계획이다.
지난해도 성적이 좋은 편이었다. 신규수주의 경우 11조 6496억원을 달성, 전년도(10조 6963억원)보다 8.9% 증가했다.
해외에서도 11억 7000만 달러 규모의 아부다비 르와이스 정유공장 탱크 패키지, 2억 8000만 달러 규모의 알제리 아르주 LNG 플랜트 등 28억 달러를 수주해 국내외 총 11조 6496억원의 공사를 신규 수주했다.
매출액은 7조 974억원으로 지난해(6조 5777억원)보다 7.9%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195억원으로 지난해 3440억원보다 36.2%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주택부문 수익률 악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토목부문 원가율 상승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2009년 말 현재 수주잔고는 34조 3534억원으로 2009년 매출액 기준으로 향후 4년8개월간 양질의 공사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작년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목표 달성을 위해 우선 역량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통합 시스템 인프라를 구축해 자원을 재배분하고 개인·조직 역량과 효율을 극대화해 관리시스템 수준을 지금보다 한 차원 높이기로 했다.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실있는 선별수주와 강도 높은 현장관리로 프로젝트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전사적으로 낭비요소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또 올해를 '해외공사 원가개선 원년'으로 삼고 해외사업 관리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과 리스크관리시스템도 구축키로 했다.
사업본부의 역할과 책임을 더욱 강화해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할 예정이다. 성장 일변도 전략의 문제점인 수주중심 평가지표도 개선해 성장과 수익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평가시스템도 짜기로 했다.
◇해외사업, 올해 45억 달러 수주목표
대우건설이 해외사업에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파푸아뉴기니에서 2억4000만 달러 규모의 LNG플랜트 수주한 데 이어 지난달 UAE에서는 1조3600억원 규모의 정유플랜트 공사를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공격적 행보는 전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하는 대우건설의 강한 자신감의 또다른 표현이다. 이 회사는 올해 해외건설 수주목표를 45억 달러로 잡았다. 지난해 거둔 성적보다 60% 이상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전체 사업 비중에서는 약 30%를 해외사업에 맞춰 진행할 계획이다. 해외사업을 대우건설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것으로, 장기적으로는 글로벌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대우건설은 이를 위해 내실있는 선별수주, 강도 높은 현장관리를 진행해 프로젝트 수익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또 전사적으로 낭비요소를 줄이는 등 원가 경쟁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해외현장의 경험 공유와 해외사업역량 강화에 맞춘 해외지향적 인재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LNG 및 발전소 분야와 나이지리아, 리비아, 알제리 등 주요 거점국가에서의 영업을 강화한다. 국내외 전문 엔지니어링사와의 협력도 강화해 오일 및 가스분야의 수주를 확대키로 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사우디, 이라크, 동유럽, 남미 등 신규시장 개척을 통해 시장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에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기조를 유지, 초기 준비단계에서부터 전반적인 해외사업 관리시스템을 개선키로 했다. 그동안의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공유하는 '성공실패 사례 Web'과 리스크관리 시스템도 구축·활용함으로써 똑같은 시행착오가 반복되는 일이 없도록 방지할 계획이다.
미래성장동력 사업인 원전, 바이오가스 플랜트 등 시장을 선점해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서 사장은 “올해는 변화와 혁신을 바탕으로 글로벌 건설기업으로 거듭나는 한해로 삼을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미래 신성장동력사업을 선점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우건설은 1976년 남미의 에콰도르 도로공사를 시작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이래 30여년 동안 전 세계 42개국을 무대로 총 380여건 330억 달러의 해외공사로 한국건설의 위상을 높여왔다.
◇신규분양 1만여가구 선봬
주택부문도 미분양리스크가 적은 재개발·재건축사업 위주로 수주하고 사업성 분석에 기초한 수주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분양예정물량은 20여개 단지 1만1000여가구로, 이중 일반분양은 8000여가구다.
특히 신규분양은 수도권에서 70~80%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대우건설이 목표로 하는 신규분양물량은 실제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이미 대우건설은 연초부터 수도권에 신규분양한 아파트로 대박을 터트렸다. 흑석한강 푸르지오가 평균 9.9대1로 지난달 25일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됐고, 하루 앞서 청약접수한 둔촌 푸르지오도 1순위에서 2.0대 1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택시장은 올해도 고전을 면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분양주택이 많은 것은 시장예측을 제대로 못한 건설업체 책임도 있지만, 정부 차원의 고려도 있어야 한다"며 "DTI, LTV 등 주택대출에 대한 너무 예민한 가동, 양도세 감면혜택 만료, 분양가상한제 유지 등이 사업에 어려움을 주는 요소"라고 꼽았다.
또 정부의 국정 아젠다인 '고용창출' 확대에 가장 큰 효과가 있는 분야가 건설, 특히 주택부분이라는 점도 고려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은 이외에도 올해 새로운 형택인 '친환경에너지저감주택' 건설에 매진, 2013년부턴 분양하는 주택은 50%, 2020년부터는 100% 에너지 '제로' 하우스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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