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1년에 제정된 상으로, 해마다 물리학·화학·생리의학·경제학·문학·평화의 6개 부문에서 인류 문명의 발달에 공헌한 사람이나 단체를 선정하여 수여한다. 이 상의 이름은 무엇일까?
두 말할 것도 없이 노벨상이다. 세계적인 명예와 권위의 이 상은 알프레드 노벨(Alfred B. Nobel 1833~1896)의 기부로 시작되었다. 이 상에 대한 찬사는 헤아릴 수 없이 많겠지만 ‘기부’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돈을 정말 멋지게 썼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 보다 사회를 이롭게 하기 위해 자신의 재산을 댓가 없이 내놓는 기부는 그 자체로 이미 가치 있는 일이다. 그래서 기부된 재산은 액면가로 표현하지 못할 숭고한 가치를 갖는다. 기부란 멋진 일이다.
멋지다는 게 뭘까? 대단한 일? 세상에 대단한 일은 많다. 그러나 나쁘게 대단한 일을 두고 멋지다며 부러워하거나 자랑삼지는 않는다. 세상과 사람을 이롭게 하되, 쉽게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에 이르렀을 때 ‘멋지다’는 인정을 받지 않을까?
돈을 모으고자 노력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큰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 재산이 큰 만큼 이를 지키고자 하는 열망도 더 강한지 모른다. 자연스런 일이다. 그러나 노벨은 이 열망에 구속되지 않고 넘어섰다. 그래서 멋져 보였나보다.
다른 사람들의 기부는 멋지게 여겼지만 정작 내가 다루는 보험상품은 기부와는 별 연관이 없는 줄 알았다. ‘기부보험’을 처음 접했을 때 느낀 충격은 신선했다. 보험으로도 기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갑고 기뻤다. 더욱이 다른 기부와 달리 더 큰 가치와 감동을 전달한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기부보험이란 보험금을 사회복지재단이나 비영리 공익단체에 기부하는 보험이다. 일반적인 보험금은 유족등 법정상속인이 받지만 기부보험은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지정한 단체가 받는다. 보험금을 받은 곳은 이 자금으로 사회사업을 수행한다.
적은 보험료로 큰 보험금을 기부할 수 있고, 단 한번 보험료를 내고 세상을 떠나더라도 상대적으로 거액의 보험금이 기부된다. 또한 자신의 생명과 바꾼 돈을 기부한다는 사실은 그 액수를 떠나 숭고한 의미를 갖는다. 보통의 보험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가입하지만 기부보험은 사랑의 대상이 사회로 확장되었을 때 그 마음의 실현을 도와주는 상품이다.
2001년도에 네덜란드생명(현재의 ING생명)에 의해 최초로 국내에 출시되었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2005년도에는 그 해 9월에 입적한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이 보험금 1천만원의 기부보험에 가입한 사실이 확인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보험금은 조계종의 사회복지재단에 전달됐다고 알려졌다. 보험사 마다 상품에 약간의 차이도 있다. 사망보험금 외에도 보험료나 보험금의 일정비율을 기부하기도 한다.
언젠가 ‘김밥을 팔아 모은 00억원을 대학교에 기부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었다. 좋은 소식이었지만 한편으론 아쉽기도 했다. ‘왜 10억으로 끝나야 했을까... 그 돈으로 기부보험을 드셨다면 더 큰 금액을 주실 수 있었을 텐데’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평소에 기부에 대해 관심이 있었지만 ‘여유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로 알고 있었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큰 액수를 기부할 수 있는 기부보험에 가입하시는 게 어떨까? 적은 돈은 크게, 큰 돈은 더 크게 기부될 것이다.
기부보험은 노벨에 못지않을 만큼 돈을 멋지게 쓰는 일이다.
손제민 삼성생명SA luckyyo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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