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5일 금강산 관광 지구 내 우리 정부 소유 건물인 이산가족면회소를 조사하는 등 금강산·개성 관광과 관련한 대남 강경조치에 본격 착수했다.
현대아산에 따르면 북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과 군 당국자 등은 금강산 부동산 조사 첫날인 이날 오전 11시부터 15분간 금강산 호텔에서 우리 기업 관계자들에게 조사 일정을 통보하면서 이날 오후 이산가족면회소와 소방서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아산 김한수 홍보부장은 “북측에서 남측 소유 부동산 전체를 25~31일 7일간 조사를 진행한다며, 투자계산기초자료 및 관광지구 배치도 등 상세자료를 추가로 제출해 줄 것을 우리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홍보부장은 이날 오전 금강산지구기업협의회 회원사 8개 업체 대표 16명과 함께 북측 관계자들과 만나고 왔다.
그는 또 “이 설명회 자리에는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과 국토환경청, 중앙은행 및 군부대 등 북측 관련기관에서 22명의 관계자가 참석했고, 김광윤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장이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 측의 부동산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18일 금강산 부동산 조사에 입회할 부동산 소유자들의 방북을 요구하면서 불응시 부동산을 몰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정부 당국자의 조사 불참을 빌미로 면회소 몰수 등 조치를 강행할지 주목된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에 “이산가족 면회소는 금강산 관광과 무관한 건물로 조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따라서 북한의 조사에 정부 당국자가 응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아산 및 현대아산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남북의 공동 노력을 거듭 당부했다.
안교식 금강산지구기업협의회장은 “남아있는 기업들은 생존 위기를 겪고 있어 한시라도 빨리 남북 당국이 만나 대화하는 게 죽어가는 기업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또 “10년간 이어져 온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남북이 다시 만나 노력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일단 오는 30일까지 북측의 부동산 조사와 향후 후속 조치를 지켜본 뒤 대응 방침을 정할 계획이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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