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영 포커스] 잘못 알려진 '녹색신화'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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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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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저녁 8시 30분. 전 세계 120여개국 주요 도시가 순식간에 어둠에 휩싸였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한 시간 동안 전등을 끄는 '어스아워(Earth Hour)' 행사가 벌어진 것. 올해로 4회째인 이번 행사에는 지난해보다 30여개국이 더 참여했다.

하지만 이런 행사가 지구 온난화를 막는데 얼마나 효과적일까. 물론 한 시간 동안 전등을 꺼두면 탄소 배출량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고민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 가운데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거나 효과가 불투명한 '신화'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은 26일(현지시간) 잘못 알려져 있는 '녹색 신화'의 진실을 소개했다.

◇탄소 배출 주범은 자동차?
자동차는 온실가스 배출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친환경 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포춘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면 자동차 운전보다는 햄버거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햄버거에 들어가는 고기 탓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자동차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체의 13%인 반면 가축 사육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는 18%에 달한다.

◇형광등보다 백열등?
형광등은 수은을 포함하고 있어 백열등에 비해 환경에 해롭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포춘은 수은 배출량을 줄이려면 오히려 형광등을 사용하라고 주문했다. 수은 배출 주범은 형광등이 아니라 화력발전소이기 때문이다. 형광등의 전력 소비량은 백열등의 35%에 불과해 수은 배출량도 3.5배 가까이 적다.

◇프라스틱보다 종이봉투?
최근 종이봉투 사용이 늘고 있는 것은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폐기물관리업체인 프랭클린어소시에이츠는 그러나 종이봉투를 만드는 데는 플라스틱봉투보다 4배나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종이 생산에 필요한 산림자원도 무시할 수 없다. 포춘은 플라스틱과 종이 사이에서 고민하지 말고 쇼핑할 때는 언제나 별도의 천 가방을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대체에너지로 일거양득?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대체에너지 개발이 한창이다. 태양열과 풍력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수년간의 노력에도 전체 에너지 가운데 태양열과 풍력의 비중은 2%에 불과하다. 석탄 연료에 비해 2~3배 비싸기 때문이다. 포춘은 태양열과 풍력이 전체 에너지 가운데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기까지는 수십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배출한 만큼 거둔다?
탄소상쇄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가면서 탄소를 배출했다면 같은 양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도록 나무를 심는 데 비용을 지불하는 식이다. 하지만 포춘은 새로 심은 나무가 그만큼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을지 누구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이는 책임회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가로수를 심고 관리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포춘은 배터리 충전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전기차 구매를 꺼릴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크라이슬러의 조사 결과 미국인 운전자 80%의 하루 평균 운행 거리는 40마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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