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진의 희망분투기/ 정은진/ 홍시
예루살렘의 한 슈퍼마켓 입구에서 17세 팔레스타인 소녀가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해 또 다른 17세 유대인 소녀를 살해했다.
예루살렘. 세계3대 종교인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의 발상지이며 동(東)과 서(西)로 두 동광이 난 곳이다. 끊임없는 총소리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들로 가득한 곳,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분쟁지역이기도 하다. 그리고 정착하고자 대규모 민촌을 세우는 이스라엘인들과 살 곳을 잃고 천막을 세우고 버티는 팔레스타인인들, 그들의 삶의 터전이다.
팔레스타인 지역은 고대부터 희랍 페르시아 로마제국 비잔틴제국 등 끊임없는 열강의 지배를 받았다. 그들의 역사는 추방과 이주를 반복된 길이었다. 1948년에 유엔이 이스라엘의 건립을 찬성한 후, 세 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에서 아랍 연합군의 패배로 이스라엘의 입지는 계속 넓혀지고 있다.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 그들의 공통점은 일상생활이 죽음의 공포감으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버스에서 슈퍼에서 폭탄테러는 계속 일어나고, 집 안으로 총알이 날라오기도 한다. 갑작스런 죽음의 그림자에 한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그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갈 곳이 없다’라는 것이다. “위험한데 왜 여기서 사냐구요? 그럼 어디서 사나요? 이곳이 저희 운명이에요”
‘정은진의 희망 분투기’는 그곳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저자 정은진이 느낀 그대로를 사진들과 함께 얘기해준다. 프리랜서 포토저널리스트인 정은진은 세계 보도 사진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의 여성기자이다. 카메라를 들고 중동, 브라질, 콩고 등 분쟁과 내전으로 간다.
그녀가 카메라에 담고 있는 것은 약자들의 눈물이다. 사진 한 장에 잃어버린 가족을 그리워하는사람, 결핵과 에이즈와 싸우는 사람,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에 공포로 가득 찬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절망의 땅’에서 한줄기 희망을 갈구하는 이들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불의, 차별, 가난, 공포 등을 그대로 알려주고, 마음 한 켠에서 희망을 꿈꾸게 만든다.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s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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