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4분기의 2배에 달하는 등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 등 수익성이 좋아지고, 주식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은행들이 손실을 대비해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 적립규모는 줄었다.
30일 금융권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금융·우리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기업은행·외환은행·부산은행·대구은행 등 8대 은행은 1분기 2조82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배 이상으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서도 137.4%나 많은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지난해 4분기 180억원대의 '어닝쇼크'를 기록한 KB금융이 4000억~5000억원의 순익을 올려 개선폭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5000억원 이상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보이며, 신한지주와 하나금융도 각각 6000억원, 3000억원 안팎의 순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도 1분기에 각각 3000~3500억원, 4000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의 이 같은 실적 개선은 NIM 등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 노력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규선·손준범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회복의 이유는 NIM 상승효과로 이자이익이 2.8%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은행들의 올해 연간 당기순익은 전년에 비해 106% 증가한 10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보유 중이던 유가증권을 매각한 데 따른 일회성 이익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닉스 반도체의 8개 채권은행들은 이달 중순 하이닉스 보유주식을 1주당 2만3500원에 블록세일(시간외 대량매매)했다. 이 때 외환은행은 1800억원, 우리은행은 2070억원, 신한은행 1550억원의 이익을 각각 올렸다.
또 대손충당금 감소도 은행들의 순이익 증대에 일조했다.
구경회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은행들의 대손비용이 전기보다 36%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1~2월 들어 은행들의 연체율 상승폭이 둔화했고, 금호그룹과 같은 대형 구조조정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들의 실적 쾌조가 2분기까지 연결될 지는 미지수다.
주총이 끝나는 다음달부터 채권은행들의 기업 구조조정이 예정돼 있어 충당금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지만 기업 리스크는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대손충당금을 얼마나 쌓아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라 실적 개선이 지속될 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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