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 사고가 발생한지 닷새가 지났다. 해군이 예상한 생존가능 시간인 69시간도 이미 지났다. 30일 군은 함미 안으로 산소를 주입하는 등 마지막까지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을 열어두고 구조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최악의 해양상황 등으로 작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 심정이나 저나 똑같습니다. 답답합니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작업의 진전이 없음을 토로했지만 생존자 소식은 여전히 들려오지 않고 있다.
해군은 전날 새벽부터 함수와 함미에 해난구조대(SSU) 잠수요원들을 투입해 선체진입을 시도하며 구조작업을 전개했다.
해양경찰청도 오전 6시께 1000t급 1002함을 포함한 경비함정 5척과 방제정 2척, 헬기 1대를 투입해 본격적으로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생존 가능 시각은 지났지만 SSU요원들이 전날 오후 함정 굴뚝인 ‘연돌’의 틈새를 발견하고 산소통 1개 분량의 산소를 주입해 생존의 희망을 되살렸다.
그러나 사고 당시 선체 파손으로 진입이 쉽지 않고 해저에서 손목시계를 겨울 볼 수 있을 정도로 물이 탁해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군에 따르면 침몰한 함미는 선체 복도부분이 뻘에 박혀있어 구조작업을 위한 이동로 확보가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사고 당시 충격으로 출입문이 뒤틀려 있고, 선체에 격실이 워낙 많아 이를 뚫고 지나가는 것 자체가 구조작업을 지연시키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저 45m 에서는 3-4 기압에 해당하는 수압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선체가 공기로 차 있으면 격실 내외의 압력차로 문을 여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격실 외벽에 구멍을 뚫어야 하지만 이 때 엄청난 압력으로 바닷물이 격실내로 들이닥쳐 생존자들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저상황도 잠수요원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군 관계자는 “30일은 조수간만의 차가 최고조에 달하는 사리로 백령도 인근 해역은 밀물과 썰물 때 3노트(시속 5.56km)에 이르는 빠른 조류가 흐르고 있다”며 “해저의 시계역시 뻘의 모래 탓에 30cm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잠수요원들이 효과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정조’ 때는 하루 2-3차례에 불과하다”며 “잠수시간 역시 조별로 15분이지만 오르내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6-7분 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maeno@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