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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재 가격 인상 초읽기…후폭풍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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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3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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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본에 이어 국내에도 '철강재 가격인상 도미노'가 이어지면서 산업계 전반에 원가상승 비상등이 켜졌다.

당장 철강재가 원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자동차ㆍ조선 업체들은 10% 이상 원가상승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보통철근ㆍ고장력철근 등 일부 철강재를 중심으로 사재기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車ㆍ조선 "한 숨만 절로…"

철강재가 자동차 및 선박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5%, 20% 정도다. 따라서 이들 업체들은 철강재 가격이 오르면 영업이익 감소 및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의 경우 냉연강판이 t당 10만원 인상되면 원가는 1%가 오른다. 이는 차량 가격인상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들은 이를 무턱대고 소비자에게 떠넘길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결국 철강재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분은 업체가 떠안고 가는 경우가 많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철강 가격 인상이 확정된다면 자동차 업계로서는 원가상승에 대한 부담을 안고 가야 한다"며 "추가적인 자동차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주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사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현재 후판은 t당 82만원에 출하되고 있다. 원가 상승분을 후판 가격에 그대로 반영하면 후판 가격은 20% 상승한 98만4000원이 된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후판은 조선사 원가의 20%를 차지해 후판 가격이 20% 상승하면 영업이익률이 4% 하락하게 된다"며 "조선사들의 영업이익률이 3~4%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고려하면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된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연간 단위로 이뤄졌던 철강 원자재 가격 계약기간이 분기로 짧아지고 있다는 점도 조선사들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때아닌 사재기 극성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철강재 중간상 및 가공업체들은 철강재 가격 인상을 앞두고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물가협회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보통철근(10㎜ 기준)의 공장도가 가격은 t당 73만6000원에서 78만6000원, 고장력철근은 t당 74만1000에서 79만1000원으로 각각 5만원씩 인상됐다.

또한 일반형강은 t당 5만원 올랐으며, 스크랩은 t당 4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어 연초 대비 5% 가량 인상됐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일부 업체들이 철강재 가격 인상을 앞두고 사재기에 나선 결과라고 지적했다. 철강재의 국내 도매가격이 최근 두 달 동안 변화가 없었다는 점과 철강재를 많이 쓰는 건설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 않은 점이 그 근거다.

배형덕 물가협회 연구원은 "제강사들이 원자재값 인상을 반영해 다음 달께 제품 가격을 t당 6만~7만원씩 올리겠다는 의사를 보이면서 일부 가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내다봤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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