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지난해 경기침체와 제약산업 전반의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두자릿 수의 고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일 뿐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지난 한해동안 대다수 제약업체들은 정부당국의 강도높은 리베이트 조사로 곤욕을 치르는 등 영업환경이 크게 위축됐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을 공개한 상장제약사들의 누적매출을 집계한 결과 24곳 제약사의 매출은 6조5550억원으로 전년도 5조8802억원보다 11.48%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1%, 순이익은 26%씩 각각 늘었다.
주요 제약사를 살펴보면 동아제약은 전년대비 14% 성장한 801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성장 가능 요인으로는 전문의약품 매출 확대 및 이익구조 개선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신종인플루엔자 백신으로 매출 상승이 기대됐던 녹십자는 연매출 6432억원을 달성, 전년 대비 24.6% 성장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1194억원대로 무려 75.8%, 순이익 805억원대로 64.8%의 증가세를 기록하며 이익률 부문에서도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5000억대 수준이던 매출을 6000억원대로 끌어올리며 선전했지만 내용면에서는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내실경영에 주력했던 유한양행은 6303억원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영업이익은 759억원대로 9.8%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3% 하락했다.
한미약품 역시 매출 6161억원으로 10%대의 두자리 수 상승을 보였지만 이익률 부문에서 고전했다. 영업이익은 20%, 순이익은 29%가 떨어졌다.
한독약품도 영업이익이 20% 이상 하락했으며 삼일제약과 영진약품공업의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한올제약, 명문제약, 근화제약 등 중소업체들의 이익률도 감소세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실적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리베이트 영업 중단으로 인해 기존의 영업비용은 세이브 효과를 누리며 매출은 상승했지만 영업실적 부진으로 인해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강도 높은 리베이트 근절책과 새로 마련된 공정거래규약안에 따른 여파 등으로 인해 마케팅전략을 제대로 구사할 수 없어 담당 제품의 매출이 크게 줄어든 상항"이라며 "리베이트 영업 중단은 기존 거래처 병의원들의 처방변경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실적 부진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본격적으로 이러한 정책들이 시행되면서 힘든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제약사의 경우 이를 벗어나기 위해 M&A는 물론 R&D, 해외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최용선 기자 cys46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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