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이후 3월까지 공모를 거쳐 증시에 데뷔한 종목은 모두 21개. 이 중 현재가가 시초가를 상회하는 종목은 고작 4개에 그친다.
8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초 우노앤컴퍼니를 시작으로 3월까지 모두 21개 기업이 국내 증시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기업들은 대부분 공모주 청약에 뭉칫돈이 몰리며 세 자리수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중순 진행된 디지탈아리아 청약엔 1조원이 넘는 돈이 몰려 경쟁률이 897.4대 1을 기록했다. 1월 공모를 진행한 우리넷 역시 725.9대 1이란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인포바인(791.1:1), 모베이스(703.6:1), 하이소닉(525.8:1)도 공모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상장 이후 이들 기업의 주가는 초라하기 그지 없다. 새내기주 21개 종목 중 현재가를 상회하는 종목은 차이나하오란, 모베이스, 이미지스, 미래에셋스팩1호 등 4개 뿐이다. 반면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종목은 9개나 된다.
지난 1월 18, 19일 공모를 거쳐 같은달 2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우리넷은 상장 첫날 공모가 6700원 보다 3200원 많은 9900원에 시초가를 형성했지만 이후 첫날부터 6%가 넘게 떨어진 후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이 회사 주가는 이후에도 낙폭을 키워 5830원으로 시초가 대비 41.11%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등락률 -1.07%의 거의 40배나 하락한 셈이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새내기주 역시 마찬가지다. 1월 29일 상장한 지역난방공사는 공모가의 2배에 해당하는 9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했다. 하지만 첫날부터 하한가로 직행, 현재 시초가대비 29.88% 내린 6만3100원을 기록 중이다.
국내 증시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과열양상을 보이던 스팩도 예외가 아니다. 동양밸류오션스팩은 지난달 25일 상장 이후 10 거래일동안 5일 하루 5% 대 상승한 것을 제외하곤 모두 내렸다. 과열 양상을 보이던 미래에셋스팩1호는 현재 2450원으로 시초가 1500원 대비 63.33% 상승했지만 그 상승세는 점차 누그러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공모주 약세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매물홍수 탓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약세는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내는 매물을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1월 1170원대를 기록했던 원ㆍ달러 환율이 1120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들이 투자수익 회수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달 17일 상장한 대한생명은 상장 첫날 1.72% 소폭 올랐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그 이튿날까지 총 2130만주를 매도하며 물량 공세를 퍼붓자 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는 하이소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첫날 외국인과 기관이 43만주를 팔아치웠고, 산업은행은 보유지분 가운데 18만주를 장내매각했다. 지역난방공사는 상장첫날 외국인들이 20만주 가량을 팔았다.
기관투자자들도 과거와 달리 공모주를 오랫동안 들고 가는 경우가 적어졌다는 평가다. 이 관계자는 "주가는 기업의 성장성이나 수익성보다 수급이 우선할 수 밖에 없다"며 "공모주 투자는 유리하나 상장직후에는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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