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인사이드] 꼬여가는 우리캐피탈 매각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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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1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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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우리캐피탈 매각 작업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금호종금의 담보권 실행, 모기업인 대우자동차판매의 워크아웃, 잔여 보유 지분의 담보 설정 등의 변수가 터져나오면서 우리캐피탈의 매각 작업이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대우자판이 자회사인 우리캐피탈의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대우자판이 보유하고 있던 우리캐피탈 지분 중 일부를 금호종금이 담보권 실행으로 인수했다.

이에 따라 대우자판의 우리캐피탈의 지분 보유량은 2683만주(76.7%)에서 전체 발행 주식의 과반수에 못 미치는 1660만주(47.4%)로 줄었다. 프리미엄을 제외한 우리캐피탈의 장부가치로만 따지면 700억원 가량의 매각 이익이 사라진 것이다.

담보권 실행은 대우자판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기 바로 전날인 지난 7일 저녁에 이뤄졌다. 대우자판은 다음날 오전 이 사실을 통보받았다.

대우자판 관계자는 "금호종금의 차입금을 원금과 이자 모두 성실히 납부하고 있었는데도 담보권을 실행한 것은 전형적인 모럴 해저드"라며 "워크아웃 신청으로 채권이 동결될까봐 황급히 담보권을 실행한 것으로 절차에 하자가 있는 만큼 나중에 돌려줘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호종금은 담보권 실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금호종금은 우리캐피탈 매각주관사이기 때문에 향후 우리캐피탈 지분 매각시 대우자판과 협의해 우리캐피탈 지분을 공동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금호종금 관계자는 "외부에 설명할 수 없는 담보권 실행의 사유가 있었다"며 "경영권에는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에 우리캐피탈 매각시 인수한 지분을 같이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자판의 워크아웃 신청도 새로운 변수다. 대우자판은 지난해 초 산업은행과 우리캐피탈을 매각하겠다는 약정을 맺었다. 하지만 오는 14일 채권단이 대우자판의 워크아웃을 결정하면 대우자판이 우리캐피탈을 반드시 매각해야 될 이유는 없어진다.

대우자판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채권단이 미래의 수익원이 될 자회사의 매각에 좀 더 신중한 자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캐피탈업계는 대우자판이 보유한 우리캐피탈의 잔여 지분도 모두 다른 채권자에게 담보로 잡혀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대우자판의 우리캐피탈 지분은 타타대우자동차에 860만주, 솔로몬저축은행 등에 800만주 총 1660만주 모두가 담보로 잡혀 있는 상황이다.

다른 채무자에게 주식이 담보로 잡혀 있는 상황에서 우리캐피탈을 매각하려면 담보권을 해지하기 위해 해당 채무를 먼저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워크아웃이 결정되면 채무상환은 채권단이 결정하기 때문에 담보권 해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우리캐피탈을 매각하면서 우리캐피탈 주식이 담보로 잡힌 채무를 인수자에게 이전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지만 이 경우 우리캐피탈 매각 이익이 크게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대우자판의 지분이 50% 아래로 줄었지만 여전히 최대 주주인 점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경영권 프리미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인수측에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50% 이상의 지분을 원할 경우 대우자판이 소액주주의 지분을 매입하거나 금호종금과 손을 잡고 공동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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