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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 급등에도 주가는 '제자리'…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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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1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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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대장주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80만원 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떨어지면서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도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증권가 일각에서 공모펀드 편입비중 제한이 삼성전자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일인 지난 6일 86만9000원에서 9일 85만6000원으로 오히려 1만3000원(1.49%)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1분기 매출 34조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증권가가 목표가를 상향조정한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실제 외국계 증권사 메릴린치는 실적 발표 다음날인 7일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05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런 주가 흐름에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란 해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선 공모펀드 편입비중 제한이 삼성전자 주가 상승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공모펀드가 특정 종목을 편드의 주식투자 총액 10%까지 편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특정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10%를 넘을 경우 그 비중까지 편입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을 뒀다.

국내 상장 종목 중 시총 10%를 넘는 종목은 삼성전자 뿐이어서 사실상 삼성전자를 위한 규정이다. 때문에 금융투자협회는 매월 초 거래소에서 자료를 받아 전월의 삼성전자 평균 시총 비율을 공지한다.

지난달 삼성전자의 보통주 시총은 13.19%, 우선주는 1.32%로 총 14.51%였다. 이달엔 삼성전자를 보통주, 우선주를 각각 이 비중까지 보유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기관은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해 시총 비중이 커질 때마다 따라 가면서 매수해야 하는 형편이다. 게다가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해 편입비중이 제한선을 넘어서게 되면 3개월 이내에 해소한다. 즉, 주가는 오르는데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가 더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고 어떤 경우에는 팔아야 하는 상황 때문에 삼성전자 주가 탄력이 떨어져 100만원을 넘지 못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이런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이 문제가 삼성전자에만 해당돼 어느 누구도 선뜻 관련 규정을 고치자고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역시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지만 현재로선 어쩌지 못하는 형편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수많은 투자자의 자금을 운용하는 공모펀드의 경우 분산투자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10% 제한이 필요하고 해외에도 대부분 같은 규정을 갖고 있다"며 "한 두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한다면 펀드를 통한 투자의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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