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머리 아픈 한중 FTA
(아주경제 김선환ㆍ권영은 기자)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산ㆍ관ㆍ학 공동연구가 중단된 상태에서 양국간 인력교환 문제가 또 다른 골칫거리로 등장할 조짐이다.
국제사회가 우루과이라운드(UR)보다 진전된 무역자유화를 목표로 한 도하개발어젠다(DDA) 최종 타결을 강도 높게 추진키로 하면서다.
미국과 한국, 캐나다, 프랑스, 호주 등 주요 20개국(G20)의 5개 조정국 정상들은 최근 회원국들에 보낸 공동서한을 통해 오는 6월과 12월 캐나다와 서울 정상회의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하에서 논의돼온 DDA 협상의 최종 타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중국ㆍ인도 등 개도국들이 서비스시장 개방의 대가로 선진국들에 요구해온 자국 인력의 해외이동 자유화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협상 타결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럽연합(EU) 출범을 계기로 공동시장이 형성된 유럽 등 서구 선진국들은 개도국에서 밀려든 노동인구 유입으로 자국 인력시장 붕괴를 경험한 바 있다. 이로써 심각한 인종차별 양상마저 띠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물론 FTA 협상은 다자협상인 DDA와는 달리 이해당사국 간의 논의여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 견해가 첨예한 노동인구 이동문제에 있어서 직접적인 협상대상은 아니다.
이창재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FTA는 일종의 제일 낮은 수준의 경제통합이다. 모든 사람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은 공동시장이 돼야 한다"며 "유럽은 상당한 시간을 들여 관세동맹을 맺었기 때문에 우리와는 수준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FTA 협상이 기본적으로 상품과 서비스 교역에 있어서 관세를 낮추거나 또는 없애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긴 하지만 최근 들어 DDA 등 다자간 협력 이슈가 끊임없이 부각되면서 점차 상품 교역 외의 포괄적인 이슈들로 협상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ㆍ중 FTA 협상은 중소기업 위주로 이루어져 있는 한국 산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국내 실업의 증가 등 경제적ㆍ사회적 비용이 FTA 추진시 쟁점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의류, 피혁, 목재ㆍ가구, 기타 수송장비 등과 같이 중국에 비해 경쟁력 열세에 있는 업종에 대한 인력이동 등 구조조정 압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 오는 5월 한ㆍ중ㆍ일 FTA 산ㆍ관ㆍ학 공동연구가 본격화되면서 한ㆍ중 FTA 이견 해소를 위한 대안이 진전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3국간 FTA는 어차피 한ㆍ중, 한ㆍ일간 FTA의 수위보다는 낮을 수밖에 없어 동북아 공동경제권 조기 형성 기대와는 다른 방향이다.
지난해 4차 협상을 끝으로 논의가 중단된 한ㆍ일 FTA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양희 KIEP 연구위원은 "한ㆍ일 FTA 협상이 재개되려면 조건들이 성숙돼야 하는데 독도 문제 등 여러가지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사실상 진전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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