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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경영 포커스] 남성중심 기업 여성경쟁력 강화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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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1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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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딜로이트 롤모델로…개별 상황 맞춰 근무패턴 유연화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여성 인력에 주목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론적으로 전체 인력의 절반에 이르는 여성들은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남성 못잖은 경쟁력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출산과 육아에 따른 공백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여성 인력을 활용하는 데 따른 기업들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당장 활용도가 떨어질 뿐 아니라 출산과 육아로 인한 공백기에도 인건비 등을 지급해야 해 여성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인력제도를 좀 더 유연하게 운용하면 비용 측면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훨씬 더 경제적이며 경쟁력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6일자 최신호에서 세계적인 회계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Deloitte)의 인재관리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유연한 근무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추가비용 없이도 여성 인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남성 중심의 기업문화를 자랑하던 딜로이트는 1995년 여성 인력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우먼이니셔티브(Women's Initiative)'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이 회사는 여성 인력 경쟁력 강화 트레이닝 등 400여가지가 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위 관리직 여성 30명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 기법과 비즈니스 네트워크 확대 비결 등을 가르치는 연중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그 중에서도 포브스는 5년 전 딜로이트가 시작한 '매스커리어커스터마이제이션(Mass Career Customization)'이라는 경력개발프로그램에 주목했다. 딜로이트의 전 임직원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별 상황에 맞춰 각자 추구하는 경력개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평균 2년에 한번 꼴로 카운셀러와 마주한다. 이 상담을 통해 경력개발 속도와 근무지, 출장 빈도, 통근시간 등 전반적인 근무환경, 업무, 역할 등 4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자신들의 근무 패턴을 결정할 수 있다. 마치 학생들이 개인별 수업시간표를 짜는 것처럼 각자 주어진 환경과 상황에 맞는 경력시간표를 만드는 것이다.

시간표가 만들어지면 기업은 각 항목의 강도를 점진적으로 높이며 직원들이 경력을 쌓는 데 도움을 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개개인의 특성을 감안해 각 항목의 강도를 조절하도록 하면 비용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상담 결과 40% 이상 생산성이 감소할 경우 성과급을 줄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인재관리 프로그램은 기업이 경력 개발에 대한 욕구의 다양성을 수용하기 시작한 데 따른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과거 남성 중심의 인력시장에서 여성 파워가 막강해지면서 인력 구성의 변화와 다양성을 수용할 수 밖에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딜로이트에서 여성 직원들의 지위는 크게 향상됐다. 우먼이니셔티브를 시작한 1995년 파트너 혹은 고위 임원으로 있던 여성은 전체 직원의 7%에 불과했다. 또 여성 이탈 인력은 남성에 비해 7%포인트나 더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딜로이트의 여성 파트너 및 임원은 전체 인력의 23%인 4578명에 달했고 남성과 여성의 이탈 인력 격차도 1%포인트로 줄었다.

딜로이트는 여성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인지도도 향상됐다. 지난해에는 1995년에 이어 비영리조직인 캐탈리스트로부터 여성인권 향상에 기여한 최고의 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캐탈리스트는 '구매자로서의 여성(Women as Buyers)'이라는 딜로이트의 프로그램이 남성 중심의 기업들이 여성 소비자들의 의사소통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외에 딜로이트는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주지사의 부인인 마리아 쉬리버가 최근 발표한 '미국 경제와 여성의 역할'이라는 논문에서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는 '롤모델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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