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약시리즈⑮] 경제자유구역 '빛좋은 개살구' 되나

■ 외자유치 없는 FEZ

● 두바이·홍콩보다 높은 국내 법인세율
세금 감면 기업도 제한…첨단산업 분야는 혜택 없어
● 외국인 위한 핵심시설 관련 법안도 미비
내국인 이용 비율 문제…외국의료기관·특별법은 무산
●행정절차 간소화 '원스톱' 서비스 필요
경제자유구청에 독립성 부여…담당 공무원 육성 절실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경제자유구역(FEZ)이 인센티브 부실 및 과도한 규제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FEZ에 투자한 외국 기업에 대한 국내 법인세율은 25%에 달한다. 반면 두바이는 전액 면제, 싱가포르는 18%, 홍콩은 17.5%다.

세금 감면 대상 산업도 제한돼 있다.

국내 FEZ에 입주한 제조·물류·관광 호텔업에 관련된 외국기업에 대해서만 소득세와 법인세를 3년간 100%, 이후 2년간 50%를 면제하고 있다. 실질적인 유치를 위한 고부가가치 서비스, 첨단기술산업 분야의 기업들은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구조다.

◆ 국내기업의 역차별 존재

외국기업들은 국내 FEZ에 투자를 고려할 때 진출국 기업들의 존재 여부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국내 FEZ 안에 국내기업 진출은 사실상 봉쇄돼 있다.
 
이는 최근 국내외 투자기업에 파격적인 인센티브 혜택을 제공한 세종시와 크게 비교된다. 정부는 세종시에 진출한 국내외 기업에게 동등하게 5년 간 법인세 및 소득세를 감면키로 했다. 또 취득·등록·재산세도 15년 간 감면해 주는 등 FEZ에 비해 월등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H 부동산 신탁운용회사 관계자는 "국외 굴지의 기업들은 국내기업들의 진출 정도를 보고 곧 기업할 수 있는 여건이 얼마나 잘 구축돼 있는 지를 보고 진출 여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FEZ의 발전은 이곳에 입주해 기업활동을 하는 외국기업에만 있는게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국내기업 및 거주민들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 외자유치 위한 관련 법안 미비

외국기업 유치를 위한 핵심시설 관련 법안도 미비하다. 국제학교와 국제병원이 내국인 이용 비율 문제, 비영리 기관 운영 등 현행법의 문제로 설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FEZ 내에 설립되는 학교 및 병원의 경우 입학이나 진료 대상에 있어 '내국인 포함 여부'라는 지엽적인 문제로 병원이나 학교설립이 지장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학교 및 병원 설립자에 대한 제한은 경제자유구역의 조성 취지에 맞지 않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기반 시설임을 감안한다면 학교와 병원의 설립 및 운영자에 있어 내국인이 특별히 제외돼야 할 이유가 없다.

'외국의료기관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지난 2년 간 국회에 계류 중이었으나 지난 15일 국회 법안심사 소위에서 무산된 바 있다.

◆ 비효율적인 행정서비스

행정서비스의 비효율에 대한 지적도 있다. 최고 30여 개 법률에 따라 65개 사항을 관계부처와 협의해야 하는 행정절차로 개발계획 승인에만 270일 가량이 소요된다.

복잡한 국내 절차를 빗대어 외국기업인들은 “원 스톱? or 원 모어 스톱?”이라고 질문하기도 한다. 반면 해외 FEZ는 다수의 전문인력과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신속히 처리되고 있다.

FEZ 발전을 '장기적인 국가발전전략'이 아닌 '지역의 균형발전' 시각으로 보는 정부에는 FEZ만을 위한 개발계획과 지원계획이 없다. 관리 및 지원을 담당하는 담당자도 1년 주기로 바뀌어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점도 있다.

이에대해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춘 담당 공무원들이 적어도 5년 또는 10년 이상의 기간 동안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에 관리 및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경제자유구역청의 독립성도 요구된다. 복잡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정치 논리 등 외부 환경에 휘말리지 않고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지경부 등이 특별지자체 전환을 검토했으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란이 될 가능성 등으로 무산된 게 단적인 예다.

전국의 동시 다발적인 FEZ 개발사업 추진으로 인해 적극적인 자금 지원 등이 어려운 점도 개선해야 할 대목이다. 현재 개정작업중인 경제자유구역법 특례조항에 개발사업이 가장 많이 추진된 지역을 국가 지원지역으로 정해 예산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또 FEZ별로 지역 특성에 맞는 경쟁력과 사업성이 있는 개발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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