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숭고한 희생, 적막 속 초조한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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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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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17일 오전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 정문 앞 전경. 차량들이 통제되는 가운데 장례절차 등을 놓고 군과 유가족들과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아주경제 평택 특별취재팀] 17일 오전 9시경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 앞은 정적이 감돌았다. 유가족들만이 부대 내 진입이 가능할 뿐 취재진들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은 출입이 통제됐기 때문이다. 평택시 상가번영회에서 만든 ‘숭고한 희생을 우리는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란 현수막이 눈에 띌 뿐이었다.  

해군2회관 2층에 마련된 기자실에는 30여명의 기자들이 TV 모니터를 통해 천안함 함미 이동 상황을 지켜봤다. 천안함 함미는 백령도에서 출발해 평택 군항 수리 부두로 17일 밤 도착한다. 하지만 함미 도착 시간이 정확하지 않은 상태여서 기다림의 연속이다.


해군 2함대 사령부 관계자는 언론 브리핑 일정에 대해 “기본적으로 실종자가족협의회 요청에 의해서만 브리핑은 이뤄진다”며 “특히 유가족 대표인 이정국 씨가 과로로 쓰러져 오늘 별도로 하기는 더 어려워 보인다”라고 밝혔다. 

   
 
평택으로 인양되는 함미를 확인하기 위해 긴장된 모습으로 유족들이 출입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달 31일 유가족협의회가 구성된 후 브리핑을 도맡아왔다. 그러나 17일 새벽 1시경 처남인 최정환 중사의 시신을 최종 확인한 후 쓰러져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군 관계자는 말했다. 

오전 11시 45분 천안함 함미 도착을 포함한 모든 과정이 비공개로 확정된 후에도 취재진들은 발걸음을 돌리지 못했다. 유가족 브리핑이 언제 있을지 모를 뿐 아니라 유가족들을 만나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서다. 실종자 가족들 인터뷰는 철저히 통제된 상태다.

사령대 정문 앞을 오가며 만난 유가족들 대부분은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했다. 임시출입증을 목에 건 한 유가족만이 장례식 장소 등에 대해 “군 당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발걸음을 바삐 옮겼다. 

   
 
함미가 도착하기 10시간 전 해군 제2함대의 엄중한 경비를 받으며 차량들이 통과하고 있다.
인근 주민 이진섭(52)씨는 “유가족들 아픔은 차마 다 헤아릴 수 없기 때문에 장례식 일정 등이 조속히 정해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군 당국과 유가족들 사이 장례식 장소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군 당국과 달리 유가족들은 해군 2함대에서 장례를 치루길 원치 않기 때문이다. 해군 2함대 사령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장례 장소 및 절차에 관해선 유가족협의회의 의견을 최대한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장례일정에 대해서도 “오늘 밤 늦게 함미가 인양된 후에도 함수인양이 아직 남았고 함수의 경우 함미보다 훨씬 무게가 많이 나가고, 인양이 까다로워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되면 4월 말 정도 돼야 장례식을 치를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내다봤다. 
 
[특별취재팀=방영덕,강하수,고정화,정명화,엄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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