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감혜림 기자) 전자업계가 브랜드 강화와 시장선점을 위해 청소년 대상 교육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교육관련 제품을 선보이거나 신제품 출시에 나서면서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2월 위성방송사업자 스카이라이프와 함께 한 중학교에 '3D 영어전용교실'을 설치하고 자사 3D TV를 기증했다. 3D TV 마케팅을 교육시장과 연계해 향후 시장확대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3D TV와 연계된 교육시장은 올해가 시작"이라며 "지난해 11월 교육과학기술부가 후원한 '방과후 컨텐츠 페어' 이후 내부적으로 교육시장이 3D TV의 중요한 수요처가 될 것으로 판단해 시범사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네덜란드 초등학교에 전자칠판 300대(모델명:650TS)를 지난 2월부터 공급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제품으로 유럽 교육시장에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세계 전자칠판 시장은 2조원 규모로 큰 편은 아니지만 전자칠판의 높은 납품 가격과 미국 등 전 세계 학교의 칠판교체 수요를 감안하면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영국에도 100여대를 납품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전자칠판으로 유럽 교육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전자칠판이 설치돼 수업 중인 네덜란드의 한 초등학교 모습. |
전자업체들의 청소년 교육시장 공략 강화는 미래 고객들에게 자사브랜드를 일찌감치 알리는 부대효과를 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주목받았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청소년 대상 제품 공급과 함께 다양한 후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이들에게 다가서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1회 유스 올림픽 게임'을 후원했다. 이 대회에는 14~18세의 청소년들이 선수로 참가했다. 이종석 삼성전자 동남아총괄 부사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삼성 브랜드가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차세대 가수 선발 프로그램인 'LG 엔터테이너'와 'LG 스타즈 탤런트'을 후원했다. 양국에서 총 5000명이 지원했다. 이현우 LG전자는 태국법인장은 "이 프로그램은 동남아의 십대 청소년을 위해 마련했다"며 "자체분석 결과 이번 후원을 통해 약 600만 달러 이상의 브랜드 홍보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전자업계의 브랜드 파워강화를 위한 청소년대상 마케팅이 활발하다. 사진은 지난 1월 태국에서 열린 'LG엔터테이너'의 최종 우승자 결정 모습. |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청소년 대상의 교육관련 제품 출시와 마케팅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이끌어가는 전략인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미래 잠재 고객 관리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전자업체들이 청소년 대상 교육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이나 청소년 관련 시장의 규모나 확대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경기회복이 서서히 진행되면 단기간에 관련 제품의 판매 증가가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청소년 대상 관련 부서를 별도로 마련해 놓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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