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준성 기자) 국내경제가 지난 1분기에 수출은 사상 최대를 올린 반면 고용 시장은 10년만에 최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관련 통계와 전망 등에 따르면 1분기 수출액은 1013억6000만달러로 작년 동기(744억2000만달러)보다 36.2% 증가했다. 2004년 2분기(38.9%) 이후 최고 증가율이다. 작년 동기 대비 수출 증가액은 269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분기 수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광공업 생산은 작년 동기 대비 1월에 36.9%, 2월에 19.1% 증가하며 8개월째 상승했고, 서비스업 생산도 4개월째 플러스 행진을 했다.
내수도 회복세다. 소매판매는 1~2월에 작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다. 1분기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34만9663대로 작년 동기보다 35.9% 증가했고 백화점 매출은 7.8%, 신용카드 사용액은 20% 안팎 늘었다. 한국은행은 1분기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0.7%, 작년 동기 대비 6.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가도 비교적 안정세다.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동기 대비 2.7%로 4분기째 2%대를 유지했다.
반면 고용 사정은 어두웠다. 1분기 실업자 수는 113만명에 달해 2001년 1분기(113만5000명) 이후 9년 만에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4.7%, 고용률은 57.0%로 역시 2001년 1분기 이후 가장 나빴다.
1분기 성장률은 작년 동기 대비 7%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2002년 4분기의 8.1%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2%로 상향 조정하면서 1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1.6%, 작년 동기 대비 7.5%로 예상했다.
물론 작년 1분기가 국제 금융위기 직후였던 기저효과가 있기 때문에 올해 1분기 성적표에 '착시현상'이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예상보다는 낫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 윤종원 경제정책국장은 "대외여건이 생각보다 좋았다"면서 "1분기는 작년 동기의 기저효과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예상보다 괜찮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도 "전체적으로 지표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는 세계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면서 수출 부문들이 예상보다 나은 성과를 보인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특히 원화 강세와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빠른 경제 회복에 복병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원화 환율은 달러당 1000원대 진입 문턱까지 왔고, 배럴당 80달러 중반대까지 오른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재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 실장은 원화 강세,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상승 가능성 등 '3고(高)'를 불안 요인으로 지적하고 "원화 강세와 원자재 값 상승 속도가 빠른 것이 부담"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창배 연구위원도 "환율은 추세적으로 하락세지만 그 속도가 문제"라면서 "하반기에 갈수록 달러 약세가 주춤해지겠지만, 문제는 중국 위안화 절상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 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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