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유보율 3000%..현금 선호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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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1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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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의 이익유보율이 평균 3000%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내 12월 결산법인 553곳의 지난해 말 현재 유보율은 1158%로 전년 말의 1061%에 비해 96%포인트 높아졌다.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유보율이 높다는 것은 기업들이 발생한 이익을 배당이나 투자 등에 사용하기보다 현금으로 갖고 있기를 선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보율이 높으면 자본 여력은 크지만 기업이 성장 측면에서는 정체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업종별 유보율은 대부분 업종에서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서비스업(152%포인트 증가), 음식료품(130%포인트), 의료정밀(93%포인트), 운송장비(84%포인트) 등의 업종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운수창고(-54%포인트), 건설업(-29%포인트), 기계(-20%포인트) 등은 업황 악화로 인한 잉여금 감소로 유보율이 오히려 전년에 비해 줄었다.

업체별로는 우선 시가총액 30대 상장사의 지난해 평균 유보율은 전년도의 2593%보다 294%포인트나 오른 2887%를 기록, 3000%에 육박했다. 이는 이들 기업은 자본금보다 28배가량 많은 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업별로 유보율은 SK텔레콤이 2만7908%로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삼성전자(6909%), 포스코(6167%), 롯데쇼핑(5960%), NHN(4491%) 등이 뒤따랐다.

상장사의 유보율이 증가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침체됐던 경기가 전년도 다소 풀리면서 잉여금이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세금 부담이 준 것도 잉여금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결정적인 이유는 업체들이 앞으로의 경기 등을 불투명하게 보고 안정성을 추구하면서 투자나 배당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기존 사업에 치중하고 배당율도 30∼40% 수준인 선진국 기업들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는 것.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불투명한 여건 속에서 생존이 기업의 목적이 되다 보니 주주들에게도 최소한의 보상만 하고 투자도 줄이면서 유보율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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