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신규 선박 발주를 꺼려하던 해운사들이 운임 상승으로 발주 재개를 검토하고 있어 향후 전망도 밝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한 듯 신조선가는 1년 7개월 만에 반전했다.
◆대만발(發) 호재
18일 조선ㆍ해운업계에 따르면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이 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32척, 7024TEU 20척, 5364TEU 20척, 2000TEU 20척 등 총 100척의 컨테이너선을 발주한다. 총 투자금액은 55억(약 6조1000억원) 달러에 달한다.
세계 4위 선사인 에버그린은 이같은 투자계획을 확정하고, 다음달부터 한국ㆍ중국ㆍ일본ㆍ대만 등 극동지역 4개국 조선소들과 협상을 시작한다.
에버그린은 최근 5년 동안 신규 선박을 거의 발주하지 않아 최근 경기 침체를 이겨낼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 경기회복에 따른 해운 물량 증가가 전망됨에 따라 노후 선박 교체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에버그린은 신조가가 최고점에 달한 2006년~2007년 사이 신규 선박을 거의 발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금 여력이 풍부하다"며 "또한 지난해 20여척의 노후선박을 스크랩(폐선), 선대 확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인도 ONGC는 'B-193 지구 개발 프로젝트'에 관한 플랫폼 및 해저 파이프라인 계약을 계획 중이다. 전체 프로젝트 규모는 10억(약 1조1000억원) 달러가 넘는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그동안 B-193 프로젝트는 세계 경기침체로 여러 차례 연기됐지만, 현재 2개 업체와 이달안으로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프로제트에 참여한 업체는 총 6곳이다. L&T 등 인도 업체 3개와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 등 한국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비록 L&T가 가장 유리한 위치에 올랐지만, 한국 조선사들이 L&T보다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며 국내 업체들의 수주를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선행지표도 회복 중
최근 대규모 선박 발주는 단기성 호재가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김홍균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낮아진 선가와 원자재값 산승으로 컨테이너선 발주가 나타나는 등 선박과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9일 발표된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Index)는 137포인트를 기록, 1년 7개월만에 상승 반전했다. 개별 선종의 신조선가도 12개 선형 중 8개가 올랐다.
해상운임도 상승하고 있어 해운시장 역시 전반적인 경기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업계관계자들은 전망했다. 2분기 벌크 시장 성수기, 3분기 컨테이너 시장 성수기로 이어지면서 운임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주노선은 5월 1일 기준 일괄운임인상(GRIㆍGeneral Rate Increase)을 앞두고 있다. 유조선 운임과 중국 컨테이너 운임지수인 CCFI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 "내년에 해상운임이 양호한 흐름을 유지할 경우 올해 신조선 발주를 검토하기 못한 해운사들도 발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대형 컨테이너선이 발주되면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한진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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