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지난해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들이 투자보다 현금보유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가총액 30대 상장사의 지난해 평균 유보율은 전년 2593%보다 294%포인트나 오른 2887%를 기록해 3000%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보율은 잉여금을 자본금을 나눈 것으로 수치가 높으면 기업들이 발생한 이익을 배당이나 투자 등에 사용하기 보다 현금으로 보유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유보율이 높으면 자본 여력은 크지만 기업이 성장 측면에서 정체 돼 있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이들 30대 기업은 지난해 자본금보다 28배가량 많은 잉여금을 보유한 것.
기업별로는 SK텔레콤이 2만7908%로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어 삼성전자(6909%), 포스코(6167%), 롯데쇼핑(5960%), NHN(4491%) 등이 뒤따랐다.
상장사의 유보율이 증가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침체됐던 경기가 지난해 다소 풀리면서 잉여금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세금 부담이 준 것도 잉여금 증가에 기여했다. 앞으로의 경기 등을 불투명하게 보고 업체들이 안정성을 추구하면서 투자나 배당을 꺼린 영향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불투명한 여건 속에서 기업이 생존을 우선시 하다보니 주주들에게도 최소한의 보상만 하고 투자도 줄이면서 유보율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전체 12월 결산법인 553곳의 지난해 말 현재 유보율도 1158%로 전년 말 1061%에 비해 96%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운수창고(-54%포인트), 건설업(-29%포인트), 기계(-20%포인트) 등은 유보율이 전년 대비 줄었다. 업황 악화로 잉여금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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