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평택=특별취재팀) “함수가 곧 인양된다고 하니 그 곳에서 시신이라도 찾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함수 인양은 우리로서는 ‘마지막 희망’입니다.” 18일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천안함 함미에서도 찾지 못한 8명의 실종장병 유가족들은 함수가 2~3일 앞당겨 인양될 수 있다는 소식에 그 어느 때보다 들뜨고 초조한 휴일을 보냈다.
한 유가족은 “사실 같은 유가족이지만 시신이라도 찾은 분들은 우리 입장에서는 그저 부러울 따름”이라며 “같이 가슴 아파 하면서도 ‘순직장병들은 신원이 확인됐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위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태민 일병의 어머니는 “답답하지만 함수가 인양될 때까지 그냥 기다리는 것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며 “우리 아이가 어서 나와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당장 대두되고 있는 것이 장례 문제다. 고 남기훈 상사 시신이 안치된 후 가족들이 상당기간 기다려온데다 함미에서 찾은 장병들도 대기 상태여서 만일 함수에서도 시신을 찾지 못한다면 ‘산화자’로 간주해 유품으로 장례를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종자 유가족들 가운데 가장 주위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가족이 박경수 중사의 부인 박미선씨. 박씨는 2004년 박 중사와 혼인 신고만 한 채, 올해 결혼 10주년을 맞아 웨딩드레스를 입을 예정이었다. 박씨는 “침몰 1시간 전 ‘이번 작전이 끝나면 산으로 놀라가자’고 약속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금까지 수습된 38명의 장병들의 시신은 현재 제2함대사령부 의무대 앞에 안치돼 있다. 사령부 정문 앞에서는 헌병들이 취재진들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희생 장병들의 친척과 가족들만 임시 출입증을 받고 나서야 해군 제2함대사령부 출입이 가능하다.
정문 앞에서는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나온 장병들이 임시 천막을 설치해 철야로 교대하면서 희생 장병들의 친척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접수를 받고 임시 출입증을 나눠주고 있다.
천안함의 함미는 17일 오후 7시께 해군2함대사령부로 귀환했으며, 해군은 정밀조사를 토대로 침몰 사고의 원인 규명 작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해군은 천안함 함미에 실려 있는 무기와 탄약을 빼내는 등의 안전조치를 한 다음 함미를 이번 사고의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천안함 실종자 가족 협의회 이정국 대표는 해군 제2함대사령부 해군회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안전 조치가 이뤄진 다음에 기족들이 들어가기로 협의가 됐다”며 군 당국의 방침에 따를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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