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연초보다 6000만~7000만원 정도 하락했어요. 그래도 물건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둔촌동 K공인 관계자)
부동산 불패신화의 최후 보루,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재건축 신호탄이 울리기도 전에 매매가가 치솟았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매매가가 급락세다. 재건축 이후에도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다. 지분가는 오를대로 오른 데다 재건축을 위한 추가분담금 또한 만만치 않다. 여기에 각 지자체들이 재건축 시 가능한 건축면적을 제한하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9일 업계 등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 주공2단지와 둔촌 주공아파트 재건축 분담금이 1억원을 넘어서면서 실망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매매가는 2개월째 내림세다.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해 입찰제안서를 접수한 고덕 주공2단지의 경우 조합원의 무상지분율이 최고 137%로, 지난 2002년 시공사 선정 당시(145%)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조합원의 건축비 분담률이 상대적으로 가중, 10~15% 가량이 더 하락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여기에 사업이 지연될 경우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이너스 수익률 기록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일반분양 3000가구, 사업비가 무려 4조원에 달하는 둔촌 주공아파트도 예외는 아니다. 일대 공인 관계자들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평형에 따라 다르겠지만 10평대 조합원들이 30평대 입주를 위해서는 1~2억원의 분담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 외에도 중층 재건축 아파트의 바로미터인 은마아파트와 잠실5단지의 수익률도 단기적으로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은마아파트가 최대 용적률을 300%를 적용 받는 상황에서 소형 평형 의무비율을 적용하면 일반 분양 아파트는 170가구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재건축으로 전체 가구 수가 1422가구로 늘어나면서 배정되는 중대형 평형대 예상 가구 수가 400가구인 것을 감안하면 예상 수익률은 1~3% 수준이다.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투자 목적으로 접근한 조합원들은 서둘러 매물을 토해내고 있다. 분담금 부담에 수익률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이 본격화한다 하더라도 새로 지어진 아파트의 값이 투자금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재건축 단지의 매매가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며 "위례신도시와 강남의 보금자리의 확대 건설이 강남지역 주택가격 상승을 억제할 전망이어서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사업성은 갈수록 회의적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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