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미발견 8명…어찌 가슴에만 묻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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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1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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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이 대통령 담화에 특별한 반응 없어
함미 인양 이후…관심 줄어 서운함 내비쳐

[아주경제 평택 특별취재팀] "천안함 8인의 빠른 귀환을 간절히 소망합니다"

해군 제2함대 사령부 정문에 걸려있는 현수막이다. 현재 이곳에는 실종자 가족과 친인척, 군 관계자를 제외하고 아무도 들어갈 수 없다. 

19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원정리. 날씨는 을씨년스러웠다. 빗방울도 떨어졌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장병 8인의 가족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공중파 TV 3사와 라디오 등을 통해 생중계된 '천안함 희생장병 추모 연설'에서 희생 장병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당신들이 사랑했던 조국은 여러분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눈물을 머금었다.

유가족들에게는 “모든 국민들이 희생된 장병들에 대한 추모와 남은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뜻을 함께하고 있다”며 “국민의 따뜻한 마음이 그나마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정국 실종자가족 대표는 이날 제2함대 사령부 기자실에서 "대통령 담화를 들은 유가족들의 특별한 반응은 없었다“며 ”다만 제일 어르신 입장에서 이런 중대한 사태에 대해 걱정해주고 위로해준 것은 감사하다"고 말했다

해군 관사가 밀집된 이곳 주민들도 웃음을 잃은 지 오래다.

제2함대 사령부근처 관사에서 만난 한 주부는 “관사에 사는 군함 기술자인 남편을 보러 왔다”며 “군인가족인데다 사망하거나 실종된 장병이 남편과 함께 근무한 적이 있어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또 “이번 일이 잘 마무리돼 나라를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일하는 군인들이 편한 마음으로 근무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해군 관사에 사는 또 다른 주민 송모(81·남)씨는 “나 자신이 6.25 참전용사이고 아들은 이곳 제2함대에서 원사로 복무 중”이라며 “군 관련 사고가 날 때마다 아파트 단지 분위기가 많이 술렁이지만 잘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 및 가족들은 천안함 침몰에 대해 마음아파 하면서도 사고 원인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은데다 아직 찾지 못한 실종 장병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함미 인양 이후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급격히 줄어든 것에 대해 서운함도 내비쳤다.

사령부 주변에 위치한 식당의 종업원은 “사건이 발생한 2~3주 전부터 손님이 급증했는데 약 1주일 전부터 갑자기 줄었다”며 “이러다가 사고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채로 마무리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 군 관계자는 “함미가 인양된 후 사령부에 마련된 기자실엔 취재진들이 반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군인 가족이나 군 관계자가 아니어도 이번 사건을 안타깝게 여기는 이들은 많았다. 제2함대 사령부로 가는 도로에는 원정리 주민들이 내건 ‘천안함 장병의 숭고한 희생을 기린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었다. 인근 포승국가공단상가번영위원회는 천안함 장병을 기리는 성금 모금에도 나섰다.

원정5리에서 만난 주민은 “나는 군인가족은 아니지만 자식을 가진 부모로서 이번 사건이 너무 안타깝다”며 “이번 사건이 반짝이슈로 묻히지 말고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에서 말한대로 원인을 철저히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특별취재팀=김선국,감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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