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진단] 골드만 기소 '찻잔 속 태풍'… 환율 하락 지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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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1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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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던 원ㆍ달러 환율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골드만삭스를 기소 소식에 상승(원화가치 하락)했다.

이번 기소로 환율이 오르기는 했으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골드만 문제가 환율의 단기 조정 재료에 그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오히려 중국 위안화 절상과 해외로부터의 투자자금 유입 등의 영향으로 환율 하락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 골드만삭스 폭풍, 환율 하락 단발성 재료

19일 한국은행과 서울외환중개에 따르면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는 1달러 당 1113.20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4.50원 상승했다.

환율이 기획재정부와 한은 등 외환당국의 개입없이 시장 수급만으로 오른 것은 지난 6일 이후 9거래일 만에 처음이다.

이는 지난 17일 SEC가 부채담보부증권(CDO) 사기 혐의로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를 기소함에 따라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SEC가 골드만삭스에 이어 여타 IB들에도 소송을 걸 것이라는 소문이 확대된 것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이 여파로 환율은 1120~1130원대까지 조정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단기적 현상에 그칠 전망이다.

외환은행 한 외환딜러는 "골드막삭스 기소와 삼성전자 배당 이외에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은 별로 없다"며 "현재 이들 이슈는 단기 조정 재료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골드만삭스 문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당국 최고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 기소에 국내 금융회사가 직ㆍ간접적으로 묶인 돈은 현재로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번 문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이번 사건으로 미국 금융규제가 강화될 경우 증시 자금 유입으로 환율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됐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분석팀장은 "미 금융개혁안에는 파생상품에 대한 강력 규제안이 포함될 것이며 이에 따라 선진국 대비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이머징마켓의 안정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내다봤다.

◆ 환율, 연말까지 하락… 1000원대 진입 전망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골드만삭스 문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 원ㆍ달러 환율이 다시 하락 행진을 이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환율 상승 요인보다는 중국 위안화 절상과 채권 및 증시 매수 등 투자자금 순유입, 경상수지 흑자 등 환율 하락 재료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상무는 "국제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원ㆍ달러 환율은 장기적으로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견조해지고 있고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도 상향조정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D증권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1.9%에 달했고,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미국 경제를 '그린슈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할 정도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눈에 띄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높고 고수익을 제공하는 시장인 한국에 투자심리가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절상이 가시화했다는 전망도 환율 하락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한국ㆍ싱가포르ㆍ말레이시아 등 주변 국가의 통화도 동반 상승한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중국 위안화 절상 움직임과 외국인의 매수세, 경상수지 흑자 등이 원화 강세 국면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소피아 드로소스 모건스탠리 세계외환전략팀 공동팀장은 "위안화가 절상된다면 한국과 대만, 말레이시아 통화들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스탠다드차타드 등 주요 글로벌 뱅크들은 중국이 다음달 초중순께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연말 원화 환율을 1000~1025원선으로  전망하고 있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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