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10% 절상땐 對中 수출 33억弗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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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21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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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수출상품 달러·유로 표기가격 상승해 중간재 수출도 감소 가능성 커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자국의 외환 시스템을 관리변동환율제로 점진적으로 변경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등을 계기로 중국이 올해 안에 위안화를 절상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위안화 절상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5년 7월 위안화를 약 2% 절상시킨 이후 매년 4% 이상 위안화를 절상시켜 왔다.

그러나 지난 2008년 하반기 미국 발 금융위기가 도래한 이후에는 인위적으로 위안화를 1달러당 6.83위안 수준으로 묶어두며 사실상 고정환율제를 유지하고 있다.

얼핏 보면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으로 수출되는 우리나라 상품의 위안화 표시가격이 내려가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액을 증대시킬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위안화가 절상되면 중국의 수출경기가 둔화돼 전체적으로 소득이 줄면서 중국의 구매력이 낮아져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 크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제성장의 수출 의존도가 높고 막대한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와 높은 국내저축률을 나타내는 중국 경제에 있어서는 통화가치 상승이 수출부문의 경기를 둔화시키고 소득이 줄어들게 만들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따라서 위안화 절상은 중국의 소득을 감소시켜 우리의 대중 수출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중 수출품 중 중간재의 비중이 50%를 넘는다는 것도 우리로서는 부담이다.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중국이 수출하는 상품의 달러 또는 유로 표시가격이 상승해 중국의 수출액이 줄어들면 우리나라의 대중 중간재 수출도 덩달아 감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다른 통화의 가치는 변화가 없고 위안화만 10% 절상되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33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액은 867억300만달러이고 수입액은 542억4600만달러다. 중국은 지난해 1979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위안화 절상이 중국을 제외한 해외시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수출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위안화 절상이 중국을 제외한 해외시장에서 중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저하시킨다면 우리나라 수출품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제고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LG경제연구원은 다른 통화의 가치는 변화가 없고 위안화만 10% 절상되면 중국을 제외한 해외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지난해에 비해 77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위안화가 절상되면 원화도 동반 절상될 가능성이 커 이같은 시나리오 대로 갈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그만큼 위안화 절상이 우리나라 수출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가 어렵다.

해외시장에서 중국과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이 경합관계에 있지 않고, 자동차와 반도체 등 국내 주력 수출품목들은 우리나라가 중국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위안화 절상 시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반기나 돼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절상폭도 3%에서 많아야 5%까지를 내다보고 있다.

허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제금융팀장은 "중국은 오는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전후로 3-5% 정도 위안화를 절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 팀장은 "중국은 현재 위안화 가치 상승의 기대심리로 달러가 대거 유입돼 유동성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중"이라며 "유동성 조절을 위해서도 위안화 절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절상폭에 대해서는 "미국도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의 금리인상 부담 때문에 위안화를 많이 절상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 중국이 감당할 수 있는 위안화 절상폭을 생각하면 그 폭은 3-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우리나라 수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하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식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우리나라의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 뭐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다각도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분석하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leekhy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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