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른 횡령사고로 내부통제시스템 부실 논란이 제기된 외환은행에 대해 금융당국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21일 지점장이 고객의 통장에서 수십억대 이상의 돈을 인출해 유용한 사건이 발생한 외환은행에 최근 조사 인력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당초 금감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외환은행의 자체 조사가 완료된 이후 현장조사에 나설 방침이었지만, 은행 측의 조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찰 수사와 별도로 외환은행도 자체 조사에 나섰지만 아직 정확한 횡령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사실 관계부터 밝히자는 차원에서 조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외환은행은 고객의 계좌에서 27억원을 횡령한 것이 확인된 전 선수촌WM센터지점장 정모(47)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정씨는 관리 고객들의 펀드 손실을 만회할 목적으로 다른 고객의 계좌에서 임의로 돈을 인출해 투자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실제 횡령액수가 460억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일단 계좌추적권을 발동해 정씨와 관련된 계좌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전체 횡령규모를 밝혀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사실 관계에 대한 확인 작업이 마무리된 뒤에는 외환은행 내부통제시스템의 부실 여부도 조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점장이 2년 가까이 고객의 돈을 마음대로 꺼내는 불법 행위를 저질렀는데도 누구도 이를 눈치 채지 못했다는 것은 내부통제시스템의 문제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특히 금감원은 외환은행 지점에서 횡령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외환은행 오사카지점에선 2005년부터 2년 2개월간 거액의 지점 경비를 횡령, 유용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2008년말 호주 시드니 지점에서도 횡령사고가 일어났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지난달 외환은행에 대해 해외지점 관리소홀 책임을 물어 기관경고 조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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