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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로 칼럼] 금융권 부채관리의 중요성 깨달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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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2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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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환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금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금융기관의 부채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되새기게 된다.

이번 위기는 미국에서 시작됐다. 베어스턴, 리만브라더스, 시티그룹, AIG 등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부도위기에 몰렸다.

정부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들 모두가 줄도산에 처할 뻔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우리나라 은행도 달러자금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이는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자금조달관리를 소홀히 한 탓이다.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 금융기관들의 대차대조표상 부채관리는 그다지 중요한 이슈가 아니었다. 금융기관이 자기자본(주식발행)보다는 타인자본(차입)비중이 높았고 차입 중에서도 단기차입에 크게 의존했다는 사실이 이를 반영한다.

저금리기조가 장기화화고 유동성이 풍부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없다는 분위기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는 부채관리보다 수익을 중시하는 자산관리전략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걸음 더 나아가 장기보다는 단기 차입방식이 수익기여도가 크므로 금융기관이 단기차입을 선호했다. 다시 말해 금융기관은 단기조달/장기운영이라는 "만기불일치" 운영방식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자산관리전략을 활용했다.

단기로 조달하면 조달비용이 낮고 조달된 자금으로 장기투자 또는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하면 투자수익이 높아지게 된다.

단기차입조달이 지속적으로 가능하다면 이같은 전략이 유용하다(롤오버(roll-over)위험이 없을 경우에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위기 여파로 금융기관들은 롤오버 위험에 빠져 부도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이번 금융위기는 금융기관의 부채관리 실패로부터 발생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 우리나라도 리만브러더스 파산 이후 달러 유동성 위기를 경험했다. 우리나라 경제여건이 건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기관이 달러 유동성 위험에 직면한 것은 외자자금조달 측면에서 부채관리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단기로 차입한 만기가 긴 원화대출을 확대했다. 이는 만기불일치 문제가 심각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는 국내 금융기관들에게 다음과 같은 교훈을 준다.

첫째, 국내 금융기관은 외화자금조달구조를 감안해 외화자산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단기로 조달한 외화자금은 단기자산으로 운용돼야 한다.

이번 위기에서 달러차입의 만기가 운용자산의 만기보다 훨씬 짧아 외화유동성 문제가 발생했다. 또 국내 은행들은 외화유동성 부족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별도의 자산(경제적 자본)으로 외화자산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충격을 흡수하는 자기자본의 역할을 하게 된다.

둘째로, 외화자금의 단기조달방식을 지금보다 더 다각화해야 한다. 외화자금의 차입은 담보유무에 따라 무담보 은행간 차입과 담보 차입거래로 구분할 수 있는데 후자방식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외화자산을 담보로 외화차입을 하는 외화표시 조건부환매, 또는 원화자산을 담보를 외화자산을 차입하는 통화스왑시장이 지금보다 육성돼야 한다.

특히 통화스왑시장의 만기를 현재 5년물에서 10년물까지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기를 다양화해 외화유동성 충격을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임준환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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