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전세보증금 대출이 리스크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저축은행권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HK저축은행이 최근 전세보증금 담보 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6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전세금 담보 대출을 출시한 토마토저축은행은 토마토1저축은행과 토마토2저축은행을 합쳐 약 20억원 가량의 저조한 대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이 상품을 운영해왔던 솔로몬·제일·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들의 대출 실적도 매우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상품을 운영하고 있지만 창구 영업외에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다"며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이 상품을 취급하지만 실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세보증금 담보 대출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낸 보증금을 담보로 잡아 대출을 받는 상품이다. 보증금의 60~80% 가량이 대출 한도로 설정되고 금리도 6%~10%대 초반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세입자에게는 신용대출보다 훨씬 더 유리한 상품이다.
전세보증금 대출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리스크가 높고, 영업도 힘들기 때문이다.
우선 채권 보존이 가장 큰 문제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전세금이 담보로 잡혀 있는 상황에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줘버리거나, 저축은행이 알지 못했던 월세가 미납돼 전세금에서 차감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 때문에 임대차 관계 조사 등 채권 관리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상품 구조"라고 말했다.
영업도 쉽지 않다. 전세금을 담보로 잡으려면 집주인의 확인서가 필요한데 집주인들이 이를 꺼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이 전세금 담보 대출을 기피하는 사이에 HK저축은행이 대출 실적을 크게 확대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세보증금 담보 대출을 출시한 HK저축은행은 최근 대출 잔액이 300억원을 넘어섰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권 전세금 담보 대출 중에서 의미 있는 여신 포트폴리오 상품으로서는 HK가 처음"이라며 "이전 저축은행 상품과 달리 심사 프로세스나 매뉴얼 등을 제대로 갖추고 영업을 진행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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