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7일 오전 경기 평택 2함대 사령부 내 합동 분향소를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
(평택=아주경제 특별취재팀) 천안함 46용사의 장례 셋째날인 27일 강풍이 몰아치는 궂은 날씨에도 경기 평택 2함대 사령부 내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는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는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평택 합동 분향소를 찾아 46명의 희생 장병 유족들을 위로했다.
박 전 대표는 침통한 표정으로 분향을 마친 뒤 46명 희생 장병들의 유가족을 일일이 찾아 손을 맞잡고 위로했다.
박 전 대표는 유족들에게 “뭐라고 위로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며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조의를 표했다.
고(故) 김동진 중사 어머니는 “취업난으로 가족들에게 짐이 될까봐 해군에 자원입대한 우리 아들이었다”며 “공무원이 됐다고 가문의 영광으로 자랑스럽게 여겼는데 너무 원통하고 애통하다”고 오열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손을 맞잡으며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아드님께서 저승에서 어머님 건강을 걱정하실테니 기운차리셔야 합니다”라고 위로하며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유가족 중 일부는 이 같은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박 전 대표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故 민평기 상사의 아버지는 “우리나라 해군이 이렇게 허약한지 몰랐다. 정치하시는 분들 각성하셔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방예산을 늘려야 한다”며 “우주까지도 가는 세상에 배를 찾는데 한달이나 걸리는게 말이 되느냐. 차라리 싸우다 죽었으면 원통하지도 않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故 심영빈 중사의 작은 아버지는 "국회에서 애들처럼 물뿌리고 망치로 문 부수고, 이런 사이에 천안함 사건이 터졌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도 아니고, 제발 좀 싸우지말고 국정일에 최선을 다해달라"며 고함쳤다.
그는 이어 "국회는 국민의 세금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겠냐"며 "이번 일, 꼭 책임지고 잘 마무리 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명심하겠습니다”라며 “아드님들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저희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날 오전 합동 분향소에는 한승수 전 총리 및 전직장관 일행 20여명과 김학송 국회 국방위원장 등 8명, 한미 연합사령관 등이 방문 장병들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 밖에 대한불교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과 한국기독교 총연합회 이광선 대표목사, 김희중 천주교 주교 일행 등 종교계 인사들도 분향소를 찾을 예정이다.
합동분향소에는 장례가 시작된 지난 25일부터 이날 오후 12시까지 1만757명이 다녀갔다.
한편 해군은 천안함 46용사를 추모하고 선양하기 위해 이날부터 모든 공문서에 ‘천안함 영웅들, 대한민국은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우리는 잊지 않을 것입니다. 3월26일을...’이란 추모 표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또 국가 애도 기간동안 해군 전 부대와 함정에서는 조기를 게양하고 근조리본을 패용키로 했다.
이와 함께 해군은 2함대 안보공원에 천안함 46용사를 추모하는 추모관과 추모탑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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