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주택가격 하락 등 장기화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자칫 보금자리주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면 보금자리주택의 최대 강점인 분양가 메리트가 줄어들거나 없어지기 때문이다. 또 이로 인해 사전 예약 당첨자들이 본청약에서 계약을 포기하거나 추가로 공급되는 보금자리지구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주택가격은 최근 두 달 동안 서울이 0.06% 하락한 것을 비롯해 경기 0.56%, 인첱 0.46% 내렸다. 또 이 같은 집값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작년 10월 사전예약을 받은 시범지구 가운데 강남권 강남권은 주변 시세의 50% 정도이지만 서울외곽은 이미 80~90%를 웃돌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고양 원흥지구의 경우 추정분양가는 3.3㎡당 800만~850만원. 인근의 행신동(954만원), 화정동(941만원) 등과 차이별 별로 없다.
하남 미사지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사지구 추정 분양가는 3.3㎡당 930~970만원. 이는 인근 덕풍(1075만원)·신장(1129만원)·창우동(1088만원) 시세보다 낮기는 하지만 큰 차이가 없다.
부천 옥길지구 역시 인근의 범막동 소사본동 일대 아파트 시세와 큰 차이가 없다. 경기도 시흥시 은행동 평균 시세는 820만원선으로 이는 시흥 은계지구 추정분양가인 890만원 오히려 낮다.
지규현 GS건설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수도권 외곽 부동산시장은 민간에서 신규 공급을 중단할 정도로 재고조정 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택가격 약세가 지속된다면 아무리 보금자리주택이라고 하더라도 미분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대표는 "보금자리주택이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주변 시세보다 훨씬 싸게 집을 얻을 수 있다는 '시세 차익'이 있기 때문"이라며 "가격 메리트가 없어지면 보금자리주택을 굳이 고집할 필요성도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2차지구 추정 분양가를 보면 시범지구보다 상향 조정됐다"며 "이 같은 분위기라면 앞으로 공급될 보금자리주택은 분양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은 기본적으로 주변 시세와 연동하는 것이 아니다"며 "기존 분양가 대비 15% 정도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취지이며 이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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