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①] 글로벌 제주관광 670만 시대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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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0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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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국제자유도시 '제주' 관광이 호황기에 접어들고 있다.
제주의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는 670만명. 이 중 외국인 관광객은 70만명이다.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속빈 강정처럼 위태롭다.

올 1분기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57만명으로 외국인 비율은 7.6%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국제자유도시 제주가 부르짖는 '670만 관광객 시대'에 비하면 부끄러운 수치다.

제주관광의 현 주소와 국제관광지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제주의 움직임을 3회에 걸쳐 진단한다.

지난 23일, 제주도내 한 관광지 특산물 직판장. 제주관광이 처음이라는 심 모씨(28)는 서울에서 2박 3일 일정으로 버스 자유관광을 하고 있었다. '한라봉' 7개들이 한 봉지를 사려던 그는 "가격표가 제대로 붙어있지 않아 부르는 게 값"이라며 "제주 관광은 좋은데 같은 물건도 가는 곳마다 가격이 다르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관광을 하면서 겪는 다른 불편함을 묻는 질문에 그는 "가이드들이 하나 같이 제주 문화나 관광지특색을 명쾌하게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다"며 "제주의 설화나 풍습을 관광지에서 설명해 주면 기억도 잘 하고 재미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25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국제컨벤션센터 안 JTO(제주관광공사 지정면세점). 제주관광이 벌써 세 번째라는 쟈오따이윈(33, 중국 광동성)은 "처음 왔을 땐 좋았는데... 진시황의 블로장생 외에 중국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게 없다"며 "또한 싱가포르처럼 항공편이 편리하지도 않다"고 했다.
 
지난 24일을 기준으로 올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한 17만 5500여명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 11만9000명의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수치는 5만5576명으로 4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3만7303명보다 49%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주에서 열린 제 13회 섬관광 정책포럼에서 발표된 각국의 관광현황 자료를 보면 2008년 중국 해남도(海南島)을 찾은 관광객 수는 2003만8000명으로 외국인 98만명,내국인 105만8000명이다. 

   
 
(자료제공=제주특별자치도)

정승훈 제주발전연구원 경영학 박사는 "섬 관광은 '발이 묶이는 관광'으로 불릴 만큼 기본적으로 관광 목표 접근성에 제약이 따라 내국인 관광객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같은 섬 관광지인 발리의 경우 2008년 기준 발리(직항)로 입국한 관광객은 전체 597만명으로 외국인 관광객은 전체의 약 33%를 차지하는 약 197만명이다. 이 중 내국인 관광객은 약 400만명으로 67%를 차지한다.

최근 제주를 찾는 외국 관광객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하지만, 올해 제주를 찾은  전체 관광객 157만명 중 외국인비율 7.6% 보다 5배 가량 높은 수치다.

직항으로 입국한 관광객의 '체류(滯留)형' 관광이 빛을 발하는 사례다.

섬 관광지인 싱가포르 역시 '동남아의 허브'로 불리는 ‘창이공항(Changi Airport)’이 있어 공항이 하루 24시간 가동되는 등 다국적 항공기가 자유자재로 오간다.

싱가포르는 세계적 공항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섬 관광이 갖고 있는 교통의 취약점을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승훈 박사는 "싱가포르는 비지니스 허브 역할을 하는 주요 국가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전반적인 밑그림을 그려 놓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2008년 기준으로 제주공·항만을 이용한 도민과 관광객 총 1391만명 가운데 제주공항을 이용한 사람이 1245만명으로 90%에 육박했다. 항공편이 제주관광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 만한 대목이다.

제주에서 공항은 제주도민에게 있어 외부 세계와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연륙(連陸)교통시설 뿐만 아니라 관광산업과 1차 산업이 주류를 이루는 제주 경제의 주춧돌이다.

최장현 국토해양부 차관은 지난해 9월 한나라당과 제주특별자치도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두 번째로 가진 정책협의회에서 "제주발전에 있어 공항 문제가 관건이라는데 국토해양부도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면서 당시 실시했던 마스터플랜 용역 검토결과를 보고 제4차 공항 중장기계획(2011∼2015) 에 반영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김태환 지사는 "제주 신공항 건설은 위대한 도전의 시작이고 제주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제주형 신 뉴딜 프로젝트"라고 했다.

제주 신공항 기획단은 제주 신공항이 100~200년을 내다보는 국제적 수준의 공항으로 건설되야 한다는 인식 아래 올해 말 확정 고시되는 국가 법정계획인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10~2015)'에 제주 신공항 계획을 확실하게 반영시키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신공항건설준비기획단 관계자는 "신공항 추진은 1990년대부터 당시 해당 정부기관과 논의됐었다"며 "제주는 해외 관광객과 투자유치 문제 뿐만 아니라 공항문제로 인해 '2010 G-20 정상회의' 개최지 선정에도 제외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공항 건립은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최소 2015년부터 신공항 건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통연구원 김연명 박사는 "현 활주로 용량을 시간당 32회에서 41회로 증가시켜 시설 활용을 극대화하더라도 2025년에는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제주는 신공항 건립 추진 뿐만 아니라 섬 관광지인 제주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난 2008년 2월부터 전면 무사증(제주로 입·출)을 도입해 체류(滯留)형 관광에 주력하고 있다. 

shu@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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