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영리 기자) “SK텔레콤은 단말기 전략을 고객의 요구와 경쟁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픈마인드로 수립하고 있다. 아이폰도 이 같은 입장에서 다양한 단말기 옵션 중 하나로 생각한다.”
장동현 SK텔레콤 전략기획실장은 지난달 29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애플이 '아이폰 4G'와 2세대(2G)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의 아이폰 등 2종을 다음달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SK텔레콤이 이를 도입할 경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업계는 SK텔레콤의 전체 가입자 2780만명 중 4%인 111만명을 아이폰의 누적 대기수요로 파악하고 있다. 기존 사용자의 전환 뿐 아니라 타 이통사의 번호이동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플의 2G CDMA용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된다면 011 사용자가 450만명에 이르는 SK텔레콤을 통하는 방법이 가장 유력하다. 또 KT나 LG텔레콤의 2G 01X 사용자도 SK텔레콤의 2G 아이폰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기관 로아그룹은 "현재 아이폰 3G와 3GS 모델을 KT가 유통하고 있지만 미국의 AT&T와 같이 장기 독점 계약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폰 4G가 지금과 같이 KT만을 통해 유통되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도 다음달 애플과 AT&T 사이에 체결한 독점 계약이 종료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3년 간 AT&T는 아이폰 독점 공급으로 특수를 누려왔지만 이번 독점계약 종료로 경쟁사와 아이폰 판매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애플은 미국 이동통신망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과 3위 사업자인 스프린트 넥스텔에 CDMA용 아이폰을 공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AT&T와의 독점 계약 종료와 함께 1위, 3위 사업자에 신형 아이폰을 공급해 시장 지배력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유럽에서도 지난 2008년 프랑스 텔레콤의 아이폰 독점 판매권이 해제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유럽 시장은 이통사 간 아이폰 가격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계는 아이폰 차세대 모델이 국내에 도입된다면 SK텔레콤이 CDMA용 아이폰을, KT가 아이폰4G를 판매하거나 두 모델 모두 SK텔레콤과 KT가 나눠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조건만 맞는다면 얼마든지 KT에서 SK텔레콤으로 판매채널을 바꿀 수 있는 회사”라며 “SK텔레콤과 KT의 제안내용에 따라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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