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멕시코만 기름띠 급속 확산…"BP 손실 30억달러 이를 것"

(아주경제 엄윤선 기자) 미국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석유시추시설 폭발사고로 형성된 기름띠가 급속히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태가 확산되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 멕시코만을 직접 방문해 피해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한스 그라버 미 마이애미대 교수는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29일 3000㎢였던 기름띠의 넓이가 지난달 30일 자정 무렵 9900㎢로 확장됐다고 밝혔다.

그라버 교수는 기름유출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지적했다. 미 해안경비대는 하루 20만갤런(약 75만7000ℓ)의 기름이 유출되고 있다고 추산했는데 이같은 추산대로라면 석유시추시설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20일 이후 약 160만갤런의 기름이 유출된 셈이다.

기름유출이 가속화하면서 기름띠가 멕시코만 해안에 도달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테드 앨런 미 해안경비대 사령관은 "기름 유출량이 너무 많아 기름띠의 해안 도달은 필연적"이라며 "문제는 그 시간과 장소일 뿐"이라고 말했다.

앨런 사령관은 또 이번 기름 유출 사고가 원유 및 천연가스 생산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며 미국 남부 해역의 해운에도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 광물관리청(MMS)은 1일 기름 유출로 인한 안전문제 우려로 연안 시추시설 2곳이 폐쇄됐다고 밝혔다.

기름띠로 인한 오염 우려로 루이지애나주가 굴 채취장 폐쇄에 착수하자 미국 전체 굴 생산량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이 지역 어민들의 시름도 깊어가고 있다.

기름띠가 조류를 타고 북미지역의 유일한 산호초 군락지인 플로리다 키스 제도에 도달할 경우 이 지역 해양 생태계에 막대한 피해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CNN머니는 사고 유전을 임차해 사용해온 유럽 최대 정유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이번 사태로 30억달러 이상의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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