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기피·구조조정 압박 "힘들다"

  • 반월공단은 지금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은 외환위기 이전만 하더라도 국내 대표적인 중소기업 전용공단으로 손꼽혀 왔다.

인근 시화공단, 인천 남동공단 등과 함께 수도권 인력수요의 허브로서 자리매김했었지만 지금은 눈에 띄게 활력이 저하됐다.

특히 대졸자들의 '3D업종' 기피가 확산되면서 젊은층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을 정도다.

지난 1999년부터 2002년 초까지 이곳 공단의 신문잉크 연구소에서 일했던 김모씨(38ㆍ남).

그는 당시 회사가 100여명의 사원을 거느린 자그마한 기업이었음에도 급여와 복지수준은 웬만한 대기업 부럽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안정적인 수요처가 확보돼 있고, 수출국도 다변화되면서 매년 수십억원의 이익을 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 신규인력 충원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생산직은 물론 연구원들의 수가 당시와 비교해 별반 나아지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실상 최근 공단은 환경문제 등이 강조되면서 오염상태나 교통문제 등이 오히려 호전되고 있다는 게 이 지역 대학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승석 안산공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대졸자들의 공단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는 반면 공단에서 젊은 인재들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많아 고민이 늘어간다"고 토로했다.

학교측에서 견학 등을 통해 공단에 대한 거부감을 불식시키려 하고는 있지만 인식전환에 한계가 있다는 것.

중소기업이 밀집한 반월공단 등은 인재 수혈도 문제지만 경기불황으로 인한 직격탄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중소기업으로서는 구조조정을 통하지 않고서는 경영난을 견디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 이는 기존 근무자들의 고용불안으로 연결되고 있다.

중소기업 기술연구소장을 지내다 지난해 초 명예퇴직으로 물러난 A씨(50ㆍ남)도 이같은 사례다.

예전 같으면 한창 일할 나이임에도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자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A씨.

"막상 그만두고 보니 허탈하더라"며 너털웃음을 짓는 그에게 생계에 대한 짙은 고민이 배어 있었다.

더구나 자신이 데리고 있던 후배들을 챙기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다. 때문에 한참동안 그들에    대한 책임감에 힘든 시절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지금은 당시 근무했던 회사 선ㆍ후배들의 도움으로 작은 오퍼상을 꾸려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등골이 오싹하다.

A씨는 "멀게만 느껴졌던 고용불안에 막상 닥치고 보니 앞길이 막막했다"면서 "지금은 중소기업이 됐든 대기업이 됐든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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